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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의 변주곡: 11월 혁명에서 테트라쿼크까지

2026년 2월 통권 245호

2025년 12월 3일, <네이처>에 주목할 만한 논문이 실렸다.[1]


“맵시쿼크로만 구성된 테트라쿼크의 스핀과 패리티 결정(Determination of the spin and parity of all-charm tetraquarks)”, 이 제목에는 ‘테트라쿼크’라는 낯선 단어가 들어 있다. 테트라쿼크는 쿼크 네 개로 이뤄진 입자를 뜻한다. 게다가 이 논문에서 말한 테트라쿼크는 맵시 쿼크 네 개로만 이뤄져 있다. 맵시 쿼크가 처음 발견된 건 51년 전이었다. 물리학자들이 이 발견을 1918년 독일 11월 혁명에 빗댈 만큼, 그것은 물리학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거대한 사건이었다.[2, 3]


1964년, 겔만은 그 당시 계속해서 발견되는 강입자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싶었다. 겔만은 강입자를 구성하는 새로운 입자를 제안했다.[4] 그러나 쿼크의 특성상 반드시 분수 전하를 지녀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이를 제안한 겔만조차도 쿼크는 단지 수학적인 도구로 도입했을 뿐이라며 한 발 물러서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쿼크는 단순한 가상의 입자가 아니라 물리적 실체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973년, 양자색역학(Quantum Chromodynamics, QCD)이 강력을 설명하는 근본 이론으로 등장하면서 쿼크는 강입자의 구성 요소로 자리를 잡았고, 1974년 11월 맵시쿼크와 반 맵시쿼크로 이뤄진 중간자가 발견되면서 “쿼크는 가상의 입자가 아니라 실재하는 입자”라는 사실에 쐐기를 박았다.[5]


별난 강입자

이 맵시쿼크는 1964년 겔만이 원래 제안한 가벼운 쿼크와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맵시쿼크로만 구성된 테트라쿼크는 여러 점에서 보통 강입자와 구별된다. 겔만은 1964년 쿼크를 제안한 논문에서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이제 중입자는 와 같은 조합을 사용하여 쿼크로부터 구성할 수 있으며, 반면 중간자는 와 같이 만들어진다.”


물론 당시에 겔만은 쿼크가 다섯 개로 이뤄진 펜타쿼크 중입자나, 네 개로 된 테트라쿼크 중간자가 발견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1) 1970년대 중반 양자색역학이 등장한 뒤로 테트라쿼크와 펜타쿼크에 관한 언급이 이따금 등장했지만, 여전히 이론적인 논의에만 머물러 있었다. 가벼운 쿼크로 이뤄진 강입자의 경우, 쿼크와 반쿼크로 이뤄진 통상적인 중간자와 테트라쿼크를 실험에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맵시쿼크나 바닥쿼크처럼 무거운 쿼크가 포함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이 입자가 단순한 쿼크-반쿼크 쌍인지, 아니면 테트라쿼크인지 구분하기가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의 발견과 난제

2003년, 일본 고에너지연구소(KEK)의 Belle 실험 그룹에서 지금까지 발견한 중간자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무거운 중간자를 발견하였다(경상대 최수경 교수가 이 입자의 발견에 크게 공헌했다)[6]. 이 새로운 입자의 질량은 3872 MeV였기에 한동안 라고 칭했다. 이 입자를 X라고 부른 건, 입자의 정체가 기존에 잘 알려진 입자들과는 달라서였다. 어떤 점이 달랐을까? 양성자의 질량보다 네 배가량 더 무겁다. 맵시쿼크 하나와 가벼운 쿼크 하나를 포함하는 유사스칼라 중간자의 질량보다는 두 배 정도 더 무겁지만, 중간자와 벡터 중간자(중간자의 반입자)의 질량 합보다는 아주 살짝 더 가볍다. 의 붕괴폭은 발견된 지 17년이 지나서야 제법 정확하게 알려졌는데, 그 값은 1.2 MeV로 매우 작다.


이런 이유로 중간자가 약하게 결합되어 있는 분자 상태라고 제안하는 이들이 많았다.2) 그러나 를 쿼크 네 개가 단단히 묶여있는 진짜 테트라쿼크 상태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었고, 최근에는 가 맵시쿼크와 반 맵시쿼크인 와 무거운 쿼크 두 개를 포함하는 테트라쿼크의 혼합 상태로 되어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이 가 쿼크 네 개를 포함하는 입자가 분자 상태인지, 아니면 진짜 테트라쿼크 상태인지 아는 것은 몹시 중요하지만, 실험으로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무거운 테트라쿼크 의 발견

2022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맵시쿼크 두 개를 지닌 중간자 가 발견되었다.[7]와는 달리 에는 맵시쿼크 두 개가 들어 있으므로 의심의 여지 없이 테트라쿼크라고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이 입자를 나타내는 기호도 테트라쿼크의 앞자를 따서 , 두 개의 맵시쿼크를 나타내는 를 첨자로 붙여 쓴다. 이 중간자의 붕괴폭은 대략 50 keV로, 강입자 중에서는 붕괴폭이 대단히 작다.[8] 의 질량도 와 비슷하게 중간자와 중간자 질량의 합보다 살짝 더 작다. 따라서 중간자가 약하게 묶여 있는 분자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어떤 이들은 를 분자 상태가 아니라 무거운 맵시쿼크 두 개와 가벼운 반쿼크 두 개가 묶여 있는 진짜 테트라쿼크 상태로 간주하기도 한다.


맵시쿼크로만 구성된 테트라쿼크

무거운 맵시쿼크로만 이뤄진 은 맵시쿼크 두 개로 된 보다 먼저 발견되었다.[9] 2024년에는 CERN의 CMS 협력단에서 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두 개의 가 더 존재한다고 발표했다.[10] 이 중간자는 흥미롭게도 앞서 설명한 와는 달리 맵시쿼크와 반맵시쿼크로 이뤄진 차모니움 J/ψ 두 개의 질량 합보다 더 무겁다. 나머지 두 도 마찬가지다.3)


그리고 는 두 개의 J/ψ로 붕괴하고 붕괴폭도 대략 140 MeV로 지금까지 언급했던 테트라쿼크 상태들보다 훨씬 크다. 그러므로 은 J/ψ 두 개가 묶여 있는 분자 상태로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지난 12월 3일, CMS 실험 그룹에서는 앞선 실험에서 발견한 세 개의 모두 스핀이 2인 중간자라고 결론지었다. 가 두 개의 J/ψ가 느슨하게 결합된 분자 상태라면, 각운동량이 영인 상태에서 스핀이 0이거나 1이 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점에서 는 분자 상태가 아니라 네 개의 쿼크가 단단하게 묶여 있는 진짜 테트라쿼크일 확률이 더 높다.[1]


맵시쿼크가 세상에 알려진 지 52년 가까이 흘러서야 맵시쿼크 네 개로 이뤄진 테트라쿼크(all-charm tetraquark)가 발견되었다. 이 발견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중쿼크로 이뤄진 강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물질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접근했음을 시사한다. CERN의 LHC에서 발견한 80여 개의 입자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힉스 보손을 제외하면 모두 다 강입자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가 쿼크 네 개 또는 다섯 개로 구성된 다중 쿼크 상태다. 50년 전 쿼크가 가상의 도구에서 물리적 실체로 인정받았듯이, 테트라쿼크와 펜타쿼크의 등장은 물질을 바라보는 관점에 거대한 전환점을 가져왔다. 이 발견은 물질의 구성 원리를 넘어, 우주를 지배하는 강한 상호작용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창이 되어 줄 것이다.


1) 테트라쿼크와 펜타쿼크처럼 다중쿼크로 이뤄진 입자나 글루온을 포함하는 입자를 “별난 강입자(exotic hadrons)”라고 부른다.

2) 두 입자가 서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는 두 입자가 서로 자유롭게 놓여 있을 때보다 그 질량이 더 작다.

3) 맵시쿼크와 반맵시쿼크로 이뤄진 중간자를 차모니움이라고 부른다.


참고문헌

[1] The CMS Collaboration, “Determination of the spin and parity of all-charm tetraquarks,” Nature 648 (2025) 58.

[2] J. J. Aubert et al., “Experimental Observation of a Heavy Particle J,” Phys. Rev. Lett. 33 (1974) 1404.

[3] J.-E. Augustin et al., “Discovery of a Narrow Resonance in Annihilation,”Phys. Rev. Lett. 33 (1974) 1406.

[4] M. Gell-Mann, “A Schematic Model of Baryons and Mesons,” Phys. Lett. 8 (1964) 214.

[5] 김현철, “세 개의 쿼크,” (계단, 서울, 2024).

[6] S. K. Choi et al. [Belle Collaboration], “Observation of a narrow charmonium-like state in exclusive decays,” Phys. Rev. Lett. 91 (2003) 262001.

[7] LHCb Collaboration, “Observation of an exotic narrow doubly charmed tetraquark,” Nature Physics 18 (2022) 751.

[8] LHCb Collaboration, “Study of the doubly charmed tetraquark ,” Nature Communications 13 (2022) 3351.

[9] LHCb Collaboration, “Observation of structure in the J/ψ-pair mass spectrum,” Sci. Bull. 65 (2020) 1983.

[10] CMS Collaboration, “New Structures in the J/ψ J/ψ Mass Spectrum in Proton-Proton Collisions at TeV,” Phys. Rev. Lett. 132 (2024) 11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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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인하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