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TP Plaza

과학문화활동에 참여하며

2024년 11월 통권 230호

많은 교사가 공통으로 늘 가지고 있는 고민이 하나 있을 겁니다. 학생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며,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학생들의 역량 함양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불안이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APCTP 및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공동 주최하는 독후감 대회와 에세이 대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과학적 역량을 기를 수 있으며, 인문적 소양도 같이 함양하며 더불어 성취감을 얻기 힘든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활동임을 확신했습니다. 다양한 시행착오와 준비를 하면서 결국 학생들은 5개의 상, 동지여자고등학교는 무려 2개의 단체상을 받게 되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과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었고, 교사들에게도 분명 더 발전할 수 있는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치 있는 경험을 얻은 그 과정에 대해 이번 글에 적어볼까 합니다.


동지여자고등학교에서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과학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매해 열리는 다양한 과학 행사에 참여 및 부스 운영을 하고 있으며 큰 규모로 여러 사업에 참여하며 학생들에게 늘 새롭고 다채로운 과학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PCTP 과학 독후감 대회의 경우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발전해 가는 학교와 더불어 더욱 풍성해지는 APCTP 과학 행사를 보며 경상북도에서 과학 문화가 많이 퍼져 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올해에는 과학 독후감 대회뿐만 아니라 에세이 대회도 같이 운영되어 학생들에게 과학적 경험을 줄 기회가 많아 안도했습니다. 발전해 가는 행사와 발전해 가는 학생들을 보며 느껴지는 뿌듯함은 교사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진1. APCTP 올해의 과학도서 독후감 대회 시상식


동지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과학 독후감 작성 활동을 해보면서 몇몇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선 학생들은 긴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과학이라는 학문에 관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한다는 것은 큰 과제로 남게 됩니다. 우리 학교의 과학동아리 ‘창의융합동아리’ 및 ‘과학토픽’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적 글쓰기 특강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논리적 글쓰기를 연습하고 APCTP에서 주관하는 두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도서관에 올해의 선정 도서를 3권씩 비치하여 학생들에게 과학독서를 많이 노출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논리적 글쓰기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과학책을 읽고 분석하는 사고력이 없다면 실질적인 독후감 활동은 어렵기에, 본교의 여러 선생님의 노력으로 독후감 활동이 훌륭한 과학적 경험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사진2. APCTP X 경상북도 청소년 사이언스 에세이 대회 시상식


에세이 대회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대회인 만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학생과 교사 둘 다 막막했습니다. 독후감보다도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어 가야 하는 에세이는 경험이 부족하여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에세이 대회의 경우 본교의 국어 선생님들과 협업하여 논리적 에세이를 쓰는 방법을 상의하고 학생들을 특강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단순한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찰 그리고 조사, 분석의 세 단계의 큰 과정을 거친 후 논리적으로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적어 보며 학생들의 과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라는 지금의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과 지식을 활용하여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보며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에세이라는 것이 자신의 의견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고 알게 해야 하는 것을 중점으로 지도했습니다. 단순히 해당 과제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뽐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의력에 집중해 독자적인 견해를 에세이에 녹여 낼 수 있도록 지도 했습니다. 논리적이고 높은 수준의 글을 쓴다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었지만 다수의 학생이 다 같이 노력하며 헤쳐 나갔습니다. 내년부터는 정기적인 논리적 글쓰기를 연습하여 더 많은 학생의 과학적 글쓰기 능력을 길러보고자 합니다.


에세이 대회의 시상식과 독후감 대회의 시상식에 참석해 보며 각자의 색깔이 잘 느껴졌습니다. 에세이 대회 시상식의 경우 구미코에서 진행된 ‘경북 과학축전’에서 진행이 되었으며 대회 참석인원 이외에도 관람객들도 시상식을 보며 학생들에게 좀 더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APCTP에서 주관한 대회 시상식의 경우 단순한 상의 수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과학적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을 쏟는 것으로 보입니다. APCTP에서 선정한 2023 올해의 과학 도서 저자의 강연과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과 얘기를 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론적인 과학이 아닌 역사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남아 있는 과학이라는 분야에서 보는 세상의 변화를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저자 ‘민태기’ 박사님의 강연은 엄청난 몰입을 일으켰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과학이 아닌 삶에서의 과학은 학생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여러 교사에게도 큰 영감을 줬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박사님들의 존재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큰 동기였을 겁니다. 이름있는 대학교를 나오고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여전히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에서 교사인 저조차도 큰 동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뿐만 아니라 학생이라는 인본에는 큰 관심을 두는 과학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을 기회로 학생들이 진로 설정에 좋은 동기가 되고 이번의 기억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독후감 시상식의 경우 다 회차 대회이다 보니 더 수준 높은 자리였던 것은 틀림없었습니다. 경북 각 지역의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모여 시상하고 에세이 때보다 더 많으신 박사님들과 만담을 가졌습니다. 화학, 생물, 물리, 지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신 박사님들에게 학생들이 직접 여러 질문을 던질 수 있었고 교사의 신분인 저 또한 좋은 기회로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질문에 그치지 않고 주제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끼리의 재치 넘치고 자신만만한 대화를 보는 것은 일전에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순간이었습니다. 매회 발전하는 대회에서 이제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학생을 지도하는 어른들까지도 확대되어 과학 문화 형성에 이바지는 행사가 될 것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행사이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여러 그룹에서 과학의 긍정적인 바람이 불듯합니다.


사진3. APCTP X 경상북도 청소년 사이언스 에세이 대회 2차 오프라인 심사


두 대회, 두 시상식을 다녀오며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공통으로 행사들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논리적으로 과학 글쓰기를 하며 학생들의 논리력뿐만 아니라 과학이라는 학문에서의 관심이 많이 늘어난 것을 느꼈고 특히 에세이 대회의 경우 1차 심사 후 2차 발표라는 평가에서 학생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자기 생각을 글로 써내려 가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생각을 말로 뱉어 보며 부족한 점과 어떻게 하면 지식의 구조화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한 듯합니다. 에세이 대회의 과정을 다 거친 학생의 경우 특히나 많은 성장을 보인 듯합니다. 평상시에 과학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학생도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자신감이 늘어난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특히나 전문가들과 다수의 앞에서 자신이 쓴 글을 설명하고 발표하며 학생들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에서 적극성을 보이며 동지여자고등학교 주최의 다양한 교내 과학 행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습니다. 과학 대회이지만 이러한 대회로 발생하는 영향은 전국적으로 더 클 것입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 많이 개최되고 APCTP 주관 에세이 대회 및 독후감 대회는 더 발전하면 좋을 듯합니다.


학생들에게는 평가의 방식으로만 다가온 과학이라는 학문을 하나의 문화로 여기고 친숙하게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하며 대한민국에서 과학이 크게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과학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학문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에서의 인재와 세상을 이끌 수 있었던 리더들은 사실 한 분야에서의 뛰어난 자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의 열정과 관심을 두고 공부하던 이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APCTP를 통해 만나게 된 여러 박사도 한 분야에 멈춰있지 않고 다양한 분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자신을 발전시켜 가듯 학생들 또한 융합적인 사고를 하며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행사가 되어 내년에도 좋은 모습으로 동지여자고등학교 나타내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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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동지여자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