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박재령)
<1부>
한 3초 정도? 저만을 비추는 핀 조명이 켜집니다. 저는 작품 전체를 통틀어 아무런 대사도, 따로 불리는 이름도 없는 단역인데 죽음을 앞둔 한순간의 표정으로 극에 참여하는 겁니다. 그게 저의 유일한 임무였죠. 그 장면이 오기 전까지는 꽤나 평화롭습니다. 사실 지루할 정도죠. 무대는 사랑과 이별의 노래로, 전쟁과 죽음의 춤으로 내내 소란스럽지만 저는 주로 세트장 뒤편에 마련된 좁은 통로에서 대기하며 다른 배우들이 무대를 드나들 때 어깨를 접어 길을 비켜줍니다. 바닥은 발자국과 찢어진 대본 조각으로 아주 지저분합니다. 하릴없는 저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일부 단어가 가려지거나 훼손된 대사를 조용히 읽어봅니다.
‘지금 그에게 입맞춘다면 결코……’
‘네(혹은 내)가 나(혹은 너)를 기억할까?’
‘감히 ……를 탐하다니!’
‘……가 우리의 유일한 결말입니다.’
때때로 무대 가장자리의 군중으로 합류하기도 하죠. 상황에 맞춰 어색하게 탄성과 애환을 꾸며내지만 누구 하나 저에게 집중하고 있지 않으니 특별히 튀지만 않으면 꾸지람을 모면할 수 있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이 다가올수록 서서히 겁에 질려가는 겁니다.
저는 작품 내내 구경꾼, 포졸, 어부, 부랑자 등 여러 역할로 분하고 마지막은 혁명을 틈타 감옥을 탈옥한 죄수가 됩니다. 운이 없게도 시가지전에서 날아온 포탄을 빗맞고 죽어가죠. 제가 고초를 겪다가 수감된 혁명군인지, 아니면 그저 잡배인지 관객들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단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건, 크나큰 승리의 아침이 밝아오는 순간 제가 홀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 역할이 무엇인지, 이 삶이 무엇인지 까맣게 잊은 저는 식은땀을 흘리며 뻣뻣하게 굳어가는데 저를 비추는 한 줄기 빛이 묻습니다. 어떤 표정을 지을 거야?
누구도 저에게 디렉팅을 주지 않았고 대본 역시 ‘반응한다’라고 적혀 있을 뿐입니다. 제 머릿속은 뒤죽박죽으로 이미 세상에 흔히 존재하는 반응들을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입맞춤, 너, 나, 감히, 결말입니다…… 아름답고 더러운 온갖 것들로 팽팽했던 무대는 어느새 텅 비고, 관객석도 온통 어둠에 덮여버립니다. 저를 둘러싼 침묵의 공기가 저에게 묻습니다. 어떤 표정을 지을 거야?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가 맡은 배역의 인생도, 그것의 의미도 제대로 모른단 말입니다. 저는 그저 기다리죠. 대본대로 그녀가 다가옵니다.
그녀는 이 작품의 주연이고 가장 중요한 가사를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하지만 아직 미래의 수많은 장면을 모르는 어린아이 역할이기도 하죠. 아이는 크고 날카로운 잔해들을 사뿐사뿐 넘어와 제게 묻습니다.
“내가 곁에 있을까요?”
어느 날은 죽음의 의미를 모르는 천진한 소녀가 되어 웃으며, 또 어느 날은 숨을 타고 꺽꺽 넘어오는 슬픔을 토해내며 대사를 하는 겁니다. 당시 그녀는 이제 막 연기와 사랑에 빠진 스물두 살 배우였고, 매번 같은 대본을 다르게 연기할 수 있다는 야심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녀의 눈에 분명 저는 죽어가는 사람1일뿐이었을 테지만, 제 시야에는 그녀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특징이 보였습니다. 웃을 때 드러나는 고르지 않은 치열이 얼마나 무방비한 인상을 주는지, 울 때 처지는 눈꼬리 때문에 그녀가 얼마나 인자한 나무늘보를 연상시키는지 똑똑히 보았고 그것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제게 한 줄의 대사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한스러웠죠.
이것이 후에 제 연기 인생에 동력이 되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때 제가 느꼈던 감정을 분명하게 기억할 뿐입니다. 그녀가 쓰러진 저에게 다가와 이렇게 물으면, 그러니까 “내가 곁에 있을까요?”하고 물으면 저는 속절없이 벅차올라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녀는 삶도, 연기도, 슬픔도 모르던 저를 매번 아주 쉽게 울렸습니다. 나중에는 그녀가 무대 끝에서 나타나기만 해도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았죠.
“어떻게 그렇게 잘 우는 거예요?”
마침내 그녀가 무대 밖에서 이렇게 물었을 때, 저는 제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신이 그 진실한 연기의 비법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아내는 저를 시기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평생 연기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아내라고 생각합니다.
— 모상해 씨의 92년 전 TV 인터뷰 (<플레이 어게인> 시즌13 1회 삽입)
*
“끝으로…… 유년, 청년, 중년, 노년 그리고 초노년의 기억을 분절해서 떠올려보세요. 해당 구간의 전체 기억 중 각각 몇 퍼센트를 떠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시죠?”
“음, 대략 30, 55, 60, 50, 15퍼센트요.”
“좋아요, 예상 범위 안입니다.”
“하지만 확신할 수가 없네요. 솔직히 제가 착각한 것 같은 기억도 있어요.”
“왜곡된 기억도 자연스러운 기억의 일부입니다. 다른 기억들이 선명해지면 알아서 수정될 테니 불안해하지 마세요.”
“이게 제가 보존한 기억의 전부인가요?”
“차차 더 떠오르실 거예요. 세부 기억은 큼직한 기억 구조가 정립된 뒤에 사이로 살이 차오르듯 채워지거든요. 대동맥보다 총면적이 넓은 모세혈관처럼, 의외로 이런 지류에서 형성된 맥락이 대부분의 기억 면적을 차지하죠. 주변 기억과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요.”
공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바디는 지난 한 달간 신체 나이 세 살로 가속 성장했다. 키는 91cm 체중은 10.5kg. 본래 몸과 일란성 쌍둥이처럼 같은 유전 정보를 사용했지만 알려진 대로 바디의 발육이 조금 더 좋았다. 공미연은 그녀의 부모가 육아 수첩에 적어 두었다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보여준 신체 기록을 꽤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120년도 더 지난 기억을 손상 없이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심지어 종이로 된 그 감성적인 육아 수첩의 탁한 노란색 표지와 귀퉁이에 출산 전 임부 시절의 엄마가 그린 통통한 병아리 낙서 그리고 분유와 고무와 나무 서랍장의 냄새가 묘하게 섞였던 기억까지 생생하게 가지고 있었다.
“자, 축하드립니다. 안전하게 추출되셨어요.”
대개 이 정도 시기에 이르면 바디는 복잡한 의학 설명도 이해할 수 있는 지능이 올라온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그들은 공미연의 바디가 의사소통이 원활한 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리며 사실 좀 불안에 떨었다고 털어놓았다. 뇌에서 기억을 추출하는 방법은 고정된 기록 정보를 하나도 빠짐없이 복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상태에 여러 회상 자극을 주고 그때 일어나는 반응을, 그러니까 외부자는 의미를 알 수 없도록 암호화된 뇌의 파동을 기억 지도에 고정해 당사자만이 접속할 수 있는 고유 맥락화를 돕는 방식인데 공미연 같은 경우는 상태가 너무 나빴다. 추출 당시 그녀의 연령은 134세 2개월에, 17년간 악화된 중증 알츠하이머로 거의 혼수상태에 놓여 있던 금치산자였다.
담당 바디 설계사가 설명했다.
“건물을 지으려면 우선 골조를 세워야 하는데 공미연 씨 같은 경우에는 기초공사 성공률이 3할밖에 되지 않았어요. 10개의 기둥 중 3개밖에 세우지 못한 경우죠.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건 이 기억 기둥들이 가진 자체 수복력이었습니다. 기억은 어떻게든 구조를 이루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추리하기도 하고 망각하기도 합니다. 실은 뇌가 기억을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처리하는 방식이 그러하죠. 그러니까 지금 공미연 씨가 펼칠 수 있는 기억의 연쇄는, 뇌가 큰 기둥들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확실한 작은 기둥들을 세우고 또 그 사이에 높은 확률의 돌들을 놓아 기억을 복원한 결과물인 겁니다.”
공미연의 회상 뇌파는 주로 꿈과 반수면 최면으로 어떻게든 추출할 수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그녀의 분명한 동의였다. 국제법 규정상 의식이 온전한 자만이 자신의 기억 추출을 허락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그녀의 뇌파가 정상 범주로 돌아온 짧은 순간의 바이탈 사인을 근거로 제시하며 총 세 번의 동의 과정을 촬영했다. 이 추출과 프로그램 출연의 계기가 된 사건 내막을 일관되게 들려주고 최종적인 그녀의 의사를 묻는 지난한 반복이었다. 공미연의 새로운 바디는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척추로 사등신 어린아이의 무거운 머리를 지탱한 채 세 개의 영상을 꼼꼼히 시청했다.
“저 때의 동의를 기억하시나요?”
“두 개는 기억해요. 하나는 잘 생각나지 않네요.”
“다행히 계약은 1회만 충족돼도 유효합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이 추출과 출연에 동의하시나요?”
“물론 동의해요, 그런데……”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후원사 P.A.에서 파견된 매니저들은 긴장을 감추기 위해 친절한 미소를 지었다. 전례 없이 의식불명인 출연자의 캐스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이미 여론의 우려를 샀고, 관련 기관 역시 이 일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공문을 통해 자극적인 소재에 욕심을 내다가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다층적인 책임을 지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그러니 공미연이 이제 와 모든 걸 고사한다면 막을 명분이 없었다. 당장에 펑크일 시즌13의 제작 일정과 이미 두 출연자의 바디에 투입된 제작비 등 막대한 손실 규모를 따져볼 수밖에 없었다.
공미연은 한 달 만에 모두 자란 조그만 유치로 입술을 깨물며 한동안 망설이다가 물었다.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어요?”
“어떤 일 말씀이시죠?”
“남편이 제 목을 조른 일이요. 뉴스에서 ‘간병 살인 미수’라고 부른 그 일이 확실히 일어난 것인지, 남편의 자백 이후에 확보된 증거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한 매니저가 한숨 돌리며 대답했다.
“집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목격자나 영상은 없지만, 자수하러 온 모상해 씨의 손톱 밑에서 공미연 씨의 표피세포를 발견했어요. 아내를 완전히 살해한 줄 알고 방에 시체가 있다고 진술했는데 그곳에 공미연 씨가 아직 살아 있었고요.”
그 정도는 공미연도 알고 있었다. 아직 본체에 살아 있을 때, 임시로 머물게 된 국립 요양원에서는 이상하게도 정신이 자주 돌아왔다. 그때 시청한 뉴스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배우 노부부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모상해 씨는 지난 세기 필름과 전파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한 국민 아버지로, 범행을 저지른 현재 나이는 132세입니다. 몇 군데 암 진단을 받은 기록이 있지만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고, 아내인 공미연 씨를 홀로 17년 넘게 간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투자 실패와 사기 혐의로 민사소송에 휘말린 바 있고 …… 부부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생활고에 시달렸으며 …… 모상해 씨는 아내의 목을 졸라 죽였다고 자수했지만 범행이 실패했음을 전해듣고 오열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간병에 대한 절망과 피로 그리고 아내를 사랑했던 시간에 대한 존중’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간병 살인은 매년 수백 건에 달하고, 한때 대중화를 이뤘던 안락사 비용은 지난 반세기 동안 무려 천 배로 치솟으며 사실상 특수한 계층만을 위한 사치스러운 죽음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 어제 오후 모상해 씨는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받았습니다. 누가 살아난 아내를 돌볼지는 여전히 아무도 모릅니다.
사건의 열기가 한풀 사그라든 뒤, 수감 중인 남편에게 <플레이 어게인> 제작진이 접근했다. 시즌마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짚어내며 화제성을 끌어모으고 있는 그 글로벌 인기 프로그램을 아직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공미연도 보았다. 시즌1의 주인공은 ‘광장의 영웅’이었다. 일평생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용감하고 이타적인 판단으로 드론 축제 테러에서 수백 명을 구한 그는, 대퇴부와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채 임종을 맞기 직전이었다. 그에게 P.A.사가 최상품 바디를 제공했다. 프로그램 형식은 간단히 말하면 출연자에게서 추출한 기억을 새 바디에 이식한 후 1년간의 새 삶을 제공하는 동시에 밀착 관찰하는 예능이었다. 하지만 엄격히 법률적으로 따지면 안락사와 사후 서비스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니까 출연자들은 모두 본인 의지에 의해, 원래 몸을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새 바디로 다시 태어나는 일을 결단한 사람들이었다. 출연자들은 하나 같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처지였기 때문에 보편타당한 구원 서사가 성립되었는데, 유일하게 이 룰을 깬 것이 남편이었다.
제작진은 공미연의 동의 의사를 재확인한 후, 방송에 나갈 모상해의 수락 장면 또한 보여주었다.
“후회하지 않으싶니까? 모든 걸 되돌려 속죄하고 싶지 않으세요?”
제작진이 재차 물어도 남편은 면회실의 휑한 빈 벽을 응시할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공미연은 마지막으로 보았던 기억보다 남편이 훨씬 늙어서 놀라고 말았다. 아니, 늙었다기보다 일종의 소멸 과정에 놓인 성분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유기체 같았다. 무엇보다, 어떻게 저렇게 작아졌어? 키에 비해 다부진 체격 때문에 가장 큰 사이즈의 셔츠를 입던 남편이었는데, 연한 녹색 죄수복은 그에게 너무 헐렁해서 카메라를 등지면 몸집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중학생처럼 보였다. 머리가 뭉텅 빠지고 이도 뭉텅 빠진 조그만 노인. 당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한편으로 공미연은 그토록 낯선 얼굴에서 백 년 동안 함께한 반려자의 인상을 단번에 포착해내는 스스로에게 소름이 돋았다.
화면이 정지한 것처럼 묵묵부답이던 남편이 주름진 입 주변 근육을 오물거리기 시작했다. 순간 공미연은 그 입술이 사랑을 속삭이던 순간을 떠올렸는데, 그들이 아직 젊고 건강할 때도 그녀가 먼저 병상을 헤맬 때도 남편은 그녀 곁에 다가와 진짜 사랑을 속삭였다. 그때의 사랑은 분명 거짓이 아니었고, 그 사랑의 촘촘한 적층이 공미연이 가진 ‘대부분’의 기억이었다. 이상하게도 공미연은 남편이 자신을 진정으로 적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연인과 부부 사이에 들끓었다가 곧 사그라드는 일상적인 적의뿐이었다. 이것이 기억 추출 과정에서의 자의적인 편집일지, 혹여 너무 끔찍해서 무의식에 숨겨두었지만 중요한 순간 되살아날 결정적인 기억일지 궁금했다. 진실을 모르고자 하는 회피심보다 자신이 모르는 남편과의 관계를 알고자 하는 욕망이 더 컸고, 심지어 그 욕망이 새로 주어진 삶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공미연은 전율했다. 그녀에게는 정말로 나쁜 기억이 하나도 없었고, 그래서 진실로 남편과 자신의 문제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녀의 새 삶이 방영하는 하나의 수사물이었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했던 시간에 대한 존중 때문에 아내를 죽였다고 동기를 밝혔다. 그렇다면 아내와의 ‘시간’이 아닌 바로 그 ‘아내’는 존중하지 않아? ‘사랑했던’ 아내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
화면 속 늙은 남편이 말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그 일이 후회스럽지도 않습니다. 저는 지금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죄책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속죄하는 시늉을 한다 해도 그건 기만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진실한 죄책감을 느낄 만큼 회복할 길이 있다면 시도해보고 싶군요. 이 상태에서 나아갈 수 있는 건 그 길밖에 없습니다. 저는 제가 괴롭길 원합니다. 나를 구원하지 말고, 나를 징벌할 것. 그것이 지금 제가 원하는 유일한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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