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호이는 보호막을 거두기로 결심했다. 에두움과 하이야, 그리고 그들의 자식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짜 태양이 필요했다. 대기권의 재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남은 에너지는 그 일을 위해 써야 했다.
에호이는 남은 에너지를 모두 구명정에 주입한 뒤 좌표와 거리, 속도를 입력했다. 고체 수소를 채워 넣고, 변형우라늄에 입혀진 코팅 전파를 벗겨낼 고주파를 장착한 뒤 보호막 꼭대기에 걸려 있는, 태양을 대신하던 엔진을 복구시켰다. 구명정이 변형우라늄 폐기위성까지 도달할 확률은 반반이었다. 그리고 폐기위성에는 아직 완전히 연소되지 않은 변형우라늄이 남아 있어야 했다. 현재의 재앙이 바닷물에 떨어진 미연소 폐기 변형우라늄에 의한 것이니 분명히 남아 있을 것이다.
보호막을 거두기 전에 에두움과 하이야에게는 방사능 차단복을 입혀 땅굴로 피신시켰다. 그들은 초속 150미터가 넘는 폭풍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보호복을 착용한 에호이도 바위에 몸을 붙들어 맨 뒤 심호흡을 하고 버튼을 눌렀다.
보호막이 사라지자 숨조차 쉬기 어려운 비바람이 쏟아졌다. 보호막 안에서 맑은 공기와 물을 만들어 주던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날아갔다.
‘구명정이 이 폭풍을 뚫을 수 있을까?’
에호이는 잠시 망설였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에호이의 손가락이 몇 개의 버튼을 누르자 구명정이 요동치며 검은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기다리는 일만 남았나?’
에호이 곁으로 바위덩이들이 날아갔다. 하늘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예상대로라면 구명정은 폐기위성에 거의 도착했을 것이다.
‘완전히 연소되지 않은 변형우라늄이 남아 있다면 고체수소와 반응하여 대기권을 날려버릴 만한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제발…….’
에호이는 간절한 마음으로 검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백여 년 전만 해도 푸르다 못해 초록색으로 빛나던 하늘이었다.
에호이가 정신을 잃은 것은 무슨 소린가 들린 직후였다. 동굴 깊숙이 울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하늘에서 들렸고, 이마에 엄청난 충격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에두움과 하이야의 중얼거리는 소리, 발자국 소리. 에호이는 살며시 눈을 떴다. 그곳에…… 있었다. 아름다운 파란하늘이 있었다. 곳곳에 먹구름이 남아 있지만 그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에두움과 하이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에호이를 바라보았다. 에호이가 일어나자 보호헬멧이 굴러 떨어졌다. 폭풍에 날린 바위에 의해 헬멧은 이마 부분이 갈라져 있었다.
*
에호이가 아버지의 지하연구소로 뛰어들자마자 열폭풍이 뒤를 덮쳤다. 엄지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문틈 사이로 폭풍의 열기를 느끼는 순간 뒤따라오던 릴리스가 비명을 질렀다. 손으로 눈을 가린 릴리스는 온몸을 뒤틀며 바닥에 쓰러졌고 피부가 녹아내렸다.
릴리스가 의식을 되찾기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피부의 절반이 없어져버린 릴리스는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다. 코와 입은 흔적만 남았고 눈을 가렸던 손은 뼈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유방 대신 기계심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고, 온몸에 연결된 인공혈관으로는 하얀색 인공혈액이 울컥울컥 옮겨 다녔다. 목에는 호흡기가 꽂히고 아랫배에는 배설물을 받아낼 호스가 대롱거렸다. 그래도 손과 바꾼 릴리스의 눈은 멀쩡했다. 갈색의 아름다운 눈은, 비록 눈꺼풀을 잃었지만 예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릴리스가 정신을 차리자 에호이는 릴리스의 관자놀이에 뇌파변환발성칩을 붙였다.
“제발…… 심장 스위치를 꺼 줘요.”
발성칩을 통해 처음 들린 릴리스의 목소리는 에호이의 가슴을 후볐다.
“릴리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일 거요.”
릴리스가 의식을 찾자 에호이는 2인용 구명정을 타고 생명연구소로 날아갔다. 거센 폭풍에 구명정이 요동을 쳤다. 연구소의 흔적은 없었다. 지상 5백 미터 이상 솟아 있던 황금건물들 대신 황량한 벌판만 있었다. 그래도 찾아야 했다. 릴리스가 잠들어 있던 동안 계획한 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분자합성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또 에호이와 릴리스 외에 제3의 생식세포가 필요했다. 에호이는 1킬로미터 상공에서 어린이들이 장난감으로 쓰던 반중력탄들을 투하했다.
‘퐁, 퐁, 퐁.’
돌멩이가 연못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반중력파의 파장이 물결처럼 건물 잔해 사이로 퍼졌다. 그러자 사방 100미터 안의, 지면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모든 물질이 유령처럼 떠올랐다가 폭풍에 날아갔다. 시간은 5분, 더 사용할 수 있는 놀이용 반중력탄은 없었다. 에호이는 급강하하여 연구소가 있던 자리에 생긴 큰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구멍 안에는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모두가 녹아 내려 스프처럼 걸쭉했다.
구명정의 탐색파가 연구소 구석구석을 훑었다. 인류보존 캡슐은 어지간한 충격에는 견디도록 만들어졌다. 그곳에 보존되어 있는, 최우수 유전자를 지닌 남녀의 생식세포를 찾아야 했다.
‘투두두 쾅’
시간이 없었다. 반중력탄의 효과가 한계에 도달한 듯 건물 잔해들이 떨어졌다. 탐색파 안내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전방 5미터 캡슐 포착, 반파. 전방 7미터 분자전환기 포착, 정상.”
“빨리 수거해.”
에호이는 정신없이 외쳤다. 인력광선에 끌려오는 인류보존 캡슐은 반이 녹은 상태였다. 에호이는 인력광선에 인류보존 캡슐과 분자전환기를 매단 채 연구소를 빠져나왔다. 건물 잔해들이 비 오듯 쏟아졌다. 구명정에 보호막을 쳤으나 충격은 대단했다.
“일곱 개 정도는 쓸 수 있겠는걸.”
캡슐을 살피며 중얼거리는 에호이를 릴리스가 침대에 누운 채 쳐다보았다. 정자와 난자를 보관했던 캡슐 중 난자 보관용만 무사했다. 다행히도 분자전환기는 정상이었다.
에호이는 연구소의 모든 에너지를 구명정으로 옮겼다. 내륙 깊숙이 물이 없는 고지대 사막을 찾아가야 했다. 사막에서 보호막을 치고 분자전환기를 이용하면 1천년 정도는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미친 듯이 빗줄기를 몰고 다니는 바람을 막느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했다. 구명정의 보호막을 증폭시켜 사막에 지름 2킬로미터의 생존공간을 만드는 데 에너지의 5할을 썼다. 분자전환기로 바위와 모래의 규소 분자를 변환시켜 구조물을 만들고, 릴리스의 천연 엽록소 옷에서 식물세포를 뽑아내 나무와 풀을 만들었지만 태양 없이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구명정의 엔진을 개조하여 보호막 꼭대기에 인공태양을 설치하자 에너지는 겨우 3백 년 분량이 남았다.
*
생체에너지활성기의 눈금이 1과 2 사이를 오갔다. 생명연구소에서 가져왔던 7개의 난자 중 6개를 소비한 뒤에야 겨우 성공한 수정란이 이목구비가 모두 형성된 인간의 모습으로 고물거렸다. 그 모습을 본 릴리스의 갈색 눈빛이 흐려져갔다.
릴리스는 자신의 신장으로 만든 인공자궁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에게 하이야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하이야가 자라는 만큼 신장 없는 릴리스의 몸도 부어올랐다. 세포배합기만 있다면 신장쯤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지만 이미 먼 옛날 이야기였다.
“죽음이 무얼까요?”
릴리스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나도 잘 모르겠소.”
뼈만 있는 릴리스의 손을 쥔 에호이의 손이 떨렸다.
“저를 일으켜 주세요. 보고…… 싶어요. 땅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땅…….”
에호이는 어깨를 부축해 릴리스의 상체를 침대에서 일으켰다. 에호이의 몸보다 세 배가 넘게 부어오른 릴리스의 몸은 공기가 가득 든 풍선 같았다. 검은 땅과 검은 하늘뿐인 보호막 바깥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섬광이 명멸했다.
“우리 아이들이…… 저런 곳에서 어떻게…….”
릴리스의 목소리가 가늘게 이어졌다. 에호이는 릴리스의 어깨를 두른 팔에 힘을 주었다.
“내 만들어놓겠소. 저곳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꼭 만들어놓겠소.”
“당신이라면 할 수…… 저는 믿…….”
릴리스의 고개가 툭, 숙여졌다. 에호이는 광대뼈가 겉으로 드러난 릴리스의 볼에 자신의 볼을 대었다. 릴리스의 가슴에 연결되어 있던 생체에너지활성기의 눈금이 0을 가리켰다. 보호막 밖에서는 번개가 명멸하고, 바람에 날리는 바위들이 끊임없이 보호막을 때렸다.
움직일 줄 모르던 에호이가 릴리스를 안고 울기 시작한 것은 한참이 지난 뒤였다.
*
보호막 생활에서 에호이의 가장 큰 과제는 에두움과 하이야에 대한 철저한 생식 제어였다. 뇌파를 이용한 성욕 충족이 불가능해진 현실에서는 수천 년 동안 사용하지 않던 육체를 이용한 성욕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았다. 에두움과 하이야는 에호이와 릴리스의 꿈이었고 사라진 모든 인류의 희망이었다. 그들이 없다면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러기에 하이야는 생물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준비가 된 뒤에 임신을 해야 했다. 성욕을 잠재우기 위해 다른 욕망에 대한 충족은 무한대로 제공되었다. 음식과 잠자리, 놀이 도구 등 모든 편의시설은 에두움과 하이야의 수준에 맞게 개조되었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
에호이가 보호막을 거둔 이유는 에두움과 하이야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다. 보호막을 거두기 3일 전, 에호이는 하이야와 에두움의 행동이 이상함을 느꼈다. 하이야와 에두움은 평소와 달리 나무 그늘이나 땅굴에서 나오지 않았고, 에호이를 보면 슬금슬금 피했다.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었다. 에호이는 하이야를 불렀다.
“하이야야, 무슨 일이 있느냐?”
하이야는 꾸중 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에호이는 하이야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불렀다.
“하이야야, 무슨 일이 있느냐? 아빠에게 말해보거라.”
다정한 말에도 하이야가 입을 다물자 에호이는 에두움을 불렀다. 그러나 두 번 세 번을 불러도 오지 않았다. 에호이가 에두움을 찾았을 때 에두움은 나무뿌리 굴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에두움아, 왜 그러고 있느냐?”
굴속을 들여다보며 다정스럽게 말하는 에호이를 보자 에두움은 더욱 몸을 웅크렸다. 에호이의 가슴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에두움아, 무슨 일인지 말을 해야 아빠가 도와주지!”
에호이의 목소리가 더욱 다정스러워졌다.
“잘못했어요 아빠. 저는 안 하려고 했는데 하이야가 자꾸…….”
“뭐…… 뭘 했는데.”
굴 밖에 쪼그리고 앉은 에호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
에호이는 피가 거꾸로 몰리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짓을 했느냐.”
“…….”
점점 명백해졌다. 에두움은 두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가리고 있었다.
“빨리 말해 보아라.”
“다른 놀이보다 그게 더 재미있고…… 몇 번 밖에 안 했어요.”
그대로 주저앉은 에호이는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어떻게 둘 사이에 성교가 가능했는지가 문제였다.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하이야의 생식기 안에는 만약을 대비해 일정기간 동안 에두움을 거부하도록 칩을 삽입해 놓았다. 무엇이든지 해도 되지만 그 칩만은 빼지 말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켰다. 또 외부의 힘이 아니면 빠질 수도 없었다. 에호이는 급하게 하이야를 찾았다.
“하이야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보거라.”
“저쪽 끝에 가면 조그만 구멍이 있어요. 그 구멍으로 이상하게 생긴 기다란 것이 들어와요. 그게 자꾸 여기를…….”
하이야가 자신의 성기를 가리켰다.
“그래서, 그래서?”
“처음에는 아팠는데, 자꾸……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 그게 언제였더냐?”
“몰라요. 한참…… 서너 달 됐어요.”
보호막이 문제였다. 에너지가 약해져가자 지상 가까운 몇 군데에 팔뚝만한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구멍을 통해 길어진 변이종의 생식기가 들어왔고 생식에 대해 백지 상태인 하이야의 자궁은 변이종의 정액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 모두가 수포로 돌아가버렸다.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유전자를 가진 새 인류를 만들고자 했던 꿈이 무너졌고, 릴리스가 자신의 목숨과 바꾸었던 희망도 사라졌다. 모든 것을 말했으니 되었다는 듯 에두움과 하이야는 예전과 다름없이 보호막 안을 즐겁게 뛰어다녔다. 그 천진한 모습을 보는 에호이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흘렀다.
두 번 다시 낳을 수 없는 순수인간! 순수혈통의 암컷이라도 한번 잡종을 잉태한 뒤에는 순수혈통의 수컷과 교접을 하더라도 완벽한 순수혈통은 태어나지 않는 자연법칙을 원망하는 수밖에 없었다.
에호이는 결심을 해야 했다. 남은 에너지로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없는 암흑의 땅으로 만들든지, 변종인간의 유전자를 지닌 인류의 탄생을 바라보든지.
“우리 아이들이…… 저런 곳에서……. 당신이라면 할 수…….”
릴리스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렸다.
하이야의 몸을 빌려 태어나는 인류는 현재 사족보행 형태로 변해가는 지구상의 인류 중 최우점종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에호이의 능력을 반밖에 받지 못해 불안정한, 잔인한 폭력성이 내재된 인류일 것이다. 에호이조차 그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다.
*
에호이는 손자들을 바라보았다. 에두움과 하이야를 닮아 명석해 보이는 눈을 가졌다. 그러나 첫째 손자의 눈에는 릴리스와 같은 갈색 동공 대신 검은색과 초록색이 감돌았다.
에호이는 생체방어 신경칩을 에두움과 하이야, 그리고 손자들의 뇌 속에 심어주었다. 손톱보다 작은 그 신경칩이 그들을 지켜줄 유일한 무기였다. 그 칩은 대대로 유전되면서 극도의 위험에 처했을 때 의지와는 상관없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또한 그 칩에는 1만5천 년 동안 인류가 누렸던 영화와 지식을 에호이 자신의 목소리와 함께 저장했다. 언젠가 인류가 이 영화와 지식을 감당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그리고 불가능에 가깝지만 인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에호이가 만들고자 했던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한 인간이 나타난다면 그는 신경칩 속에 넣어 놓은 에호이의 목소리를 환청처럼 들을 것이다. 그러면 우주와 인류 탄생의 비밀도 알게 될 것이다. 에호이는 릴리스가 ‘에덴’이라고 불렀던 보호막을 거두면서 그때가 오리라는 희망을 버렸다.
이제 에호이의 일은 끝났다. 에호이가 그들을 만든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유의지라는 미명 아래 그들 일은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
*
에호이는 변이종의 유전자가 반이나 섞인 카인을 볼 때마다 진저리를 쳤다. 에호이의 눈에 카인은 폭력과 종족번식 욕구 때문에 발기된 성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변종인간이었다. 그러나 아벨은 달랐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진짜 손자였다. 에두움은 아벨이 있었기에 그나마 위안을 얻었다.
에호이가, 카인이 아벨을 돌로 쳐죽인 황야의 비극에 대해 그토록 분노했던 것은 마지막 희망마저 잃은 절규였다. 에호이는 그 사건의 원인이 아벨에 대한 자신의 극단적인 편애에 있었다는 사실은 상상도 못했다. 에호이는, 새로운 인류에게는 자신에게 없는 ‘질투’라는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에호이는 모든 희망을 잃은 채 릴리스 곁에 묻혔다. 에호이가, 에두움이 130세 되던 해에 아벨을 대신할 세 번째 손자 ‘셋’이 태어난다는 사실만 알았더라도 인류의 미래에 대해 그토록 슬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셋의 자손들은 자기 조상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 들짐승 중에 …… 뱀이 여자에게 말하되,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리라 …… 에덴동산에서 그들을 내보내어 …… 여호와 하나님이 아벨과 그 제물은 열납하셨으나 카인과 그 제물은 열납치 아니하신지라 …… 카인이 그 아우 아벨을 쳐 죽이니라 …… 아담이 다시 아내와 동침하매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셋이라 하였으니 …… 그때에 이르러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 아담이 셋을 낳은 후 팔백 년을 지내며 …… 그가 구백삼십 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 창세기 4:1~5: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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