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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한국천문연구원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과거의 믿음이 얼마나 불완전했는지 깨닫곤 한다. 개인의 불확실한 추측에서부터 견고한 지식 체계에 이르기까지, 익숙했던 평온함에 찾아온 뜻밖의 균열은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 인류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생각의 모순을 직시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세상을 향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 왔다. 우주에 대한 이해 역시, 크고 작은 균열을 발견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비약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그렇게 우리는 신화적 우주관에서부터 지구 중심설과 태양 중심설을 거쳐, 빅뱅우주론과 인플레이션, 암흑물질/암흑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표준 우주 모형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난 역사가 증명하듯, 표준 우주 모형 역시 현대 우주론으로 자리 잡고 있을 뿐 진리라 단정할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표준 우주 모형의 유효성을 시험대에 올리는 중대한 의문들이 대두되고 있다. 첫 번째 의문은 은하를 관측하여 측정한 우주의 팽창 속도 계수(허블 상수, Hub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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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과학 저널리스트, 에피 편집위원
2월, 겨울이 정점을 지났다. 곧 봄이 한반도에도 찾아올 것이다. 봄의 전령, 꽃의 개화와 함께. 그런데 최근 봄이 심상치 않다. 봄을 부르는 상징, 꽃의 개화 시기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반도는 꽤 때 이른 봄꽃 잔치를 벌였다. 기상청 발표를 기준으로, 벚꽃은 제주에서 3월 23일, 부산에서 3월 25일 개화했다. 각각 평년보다 2, 3일씩 일렀다. 서울도 평년보다 일주일 빠른 4월 1일 공식 개화했다. 한 해 전인 2023년은 더 심했다. 제주에서 평년보다 1~2주 빠른 3월 중하순부터 벚꽃이 피었고, 서울도 2주 빠른 3월 25일 개화했다. 개화가 예상보다 빨랐던 탓에, 지자체들은 봄맞이 축제일을 맞추지 못해 낭패를 봤다. 이 때 고생을 한 지자체들은 2024년에는 작정한 듯 개화일을 이르게 잡아 축제를 기획했는데, 이번에는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져서 축제 개막을 몇 번씩 늦추는 촌극을 연출했다. 데이터로 보는 오늘의 기후 필자는 글을 쓰는 본업과 별도로, 기후
안재욱, 이승우KAIST 물리학과 교수, KIST 책임 연구원
2025년은 ‘세계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International Year of Quantum Science and Technology, IYQ)’로, 양자역학이 태동한 지 100주년을 기념하고 양자 과학 및 기술의 성취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UN이 선포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전 세계 여러 학술 단체들이 관련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필자들은 국내에서 IYQ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물리학회 IYQ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본 지면을 통해 IYQ의 배경, 100년 전 탄생한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한국 선포식 행사를 소개하고, IYQ가 강조하는 양자 과학 기술의 지속 가능성과 폭넓은 참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계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IYQ)의 배경과 의미 세계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IYQ)는 지난 100년 동안 양자 과학과 기술이 인류의 삶에 미친 지대한 영향을 기념하고, 이러한 과학과 기술이 에너지, 교육, 통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
곽재식작가
SF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종종 화제가 되는 이야기 거리로 “한국은 SF 영화가 안 된다”라는 속설이 있다. 이 말이 “한국 관객들은 SF를 싫어 한다”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냥 완전히 틀린 이야기다. 소위 말하는 천만 영화 중에도 SF가 몇 편이나 포함되어 있고, 로보캅 시리즈나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한국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SF 흥행 영화는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작한 SF 영화는 잘 안 된다”라는 뜻이라면 이 이야기는 조금 더 의미를 생각해 볼만 하다. 물론 “괴물”이라든가 “부산행”처럼 SF 요소를 많이 활용한 한국 영화들이 흥행한 사례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야심 차게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가 큰 손해를 보고 망한 영화의 기록도 아주 선명하다. 이렇게 보면 대중 문화를 생산하는 한국의 제작 업체들이 과연 어떻게 SF를 만들어야 성공할 것이냐 하는 질문은 여전히 많은 고민과 분석이 필요한 문제다.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영화가 아닌 다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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