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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 알파벳 시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금속성 기계음이 선언한다. ‐ 입국, 심사, 시작합니다. 나는 빨간 불이 반짝거리는 화면에 손바닥을 갖다 댄다. 기계가 삐빅, 하고 내 손을 읽는다. ‐ 이름. 기계는 질문하고 손가락의 지문과 손바닥의 장문(掌紋)으로 내 신체정보를 읽어 들여 스스로 자기 질문에 답변한다. ‐ 연령. ‐ 성별. ‐ 출생, 연, 월, 일. ‐ 개인 식별 번호. 나는 기계가 혼자 문답 놀이를 하는 것을 지켜본다. 기계가 갑자기 묻는다. ‐ 이상, 신상, 정보, 정확합니까? 나는 간단하게 대답한다. “예.” 기계가 다시 혼자서 문답 놀이를 시작한다. ‐ 혈액, 견본, 확인, 완료. ‐ 유전자, 정보, 확인, 완료. ‐ 지문, 장문, 정보, 확인, 완료. ‐ 안면, 인식, 확인, 완료. ‐ 입국, 목적. ‐ 인권, 복지, 실태, 연구. ‐ 정확합니까? 기계가 다시 문답 놀이에 돌연히 나를 끼워 넣는다. 나는 대답한다. “정확합니다.” 기계가 말한
Crossroads
안녕하세요? 크로스로드입니다. 2010년 2월 호 서평 선정 대상 도서는 에릭 R. 캔델의 <기억을 찾아서> 입니다. 우수 서평을 써주신 1분을 선정하여 APCTP의 기획도서 3종(3만 9천원 상당)을 선물로 드립니다. (분량은 A4 1페이지 정도) APCTP 기획 도서 3권 안내 앱솔루트 바디 과학이 나를 부른다 얼터너티브 드림 서평은 답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도서 : 기억을 찾아서 * 저자 및 역자 : 에릭 R. 캔델 지음, 전대호 옮김 * 출판사 : 랜덤하우스코리아 * ISBN(13) : 9788925531724 고백컨대, 근래에 읽은 가장 ‘감동적인 책’. 신경과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에겐 너무나도 유명학 콜럼비아대 교수 에릭 캔델의 자서전. 그는 신경과학 분야의 교과서인 ‘Principles of Neuroal Science’의 저자이자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다. 노벨상 수상자라서 젠 채 할만도 한데, 그는 콜롬비아의대 맨하탄 168가에 위치한 신경학 연구소에
전중환
올해 초, 우리나라 신문들은 어느 애완동물[1]에 대한 기사를 하나 실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작년에 숨진 애견 ‘알피(arufi)’의 묘를 도쿄 시내 사저에 조성했다는 소식이었다. 하토야마 총리가 자민당을 탈당한 1996년에 태어난 알피는 주인과 고락을 함께하다 주인의 총리 취임식 당일에 숨을 거두었다. 총리가 되면 알피도 총리 공관에 데려가리라고 공언했던 하토야마 덕분에 예비 ‘퍼스트 독(first dog)’으로 불렸던 알피는 죽어서도 그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주인이 현직 총리다 보니 외신으로까지 전해졌을 뿐, 누가 애견의 무덤을 만들었다는 사건은 사실 뉴스 축에도 끼지 못한다. 전 세계 어디서나 사람들은 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애지중지 돌본다. 동물에게 사람 이름을 붙여 주고, 매년 생일을 챙겨 주고, 죽으면 양지 바른 곳에 고이 묻어 준다. 한낱 동물이 아니라 어엿한 한 식구라고 여기며 실제로도 그렇게 대접하는 것이다. 애완동물에 투입되는 경제적 비용도 만
국형태
며칠 전 국토해양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최근 각종 미디어를 통해 타협점이 없는 공방을 벌여왔던 찬반논쟁이 이제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종국을 향해 치닫는 듯하다. 세종시안은 애초에 수도권의 자원집중 해소와 지방과의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 이전이라는 명분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에 근거한 반대의 풍파를 맞으면서, 세종시안을 제안했던 정권에서, 그리고 그를 승계한 정권에서는 더욱 심하게, 원안의 모습에서 변형되어 급기야 이번에 입법예고된 수정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원안이나 수정안에 대한 개인의 판단과 선호는, 자신의 국가관과 정치적 취향,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서 매우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자신의 선호를 관철시키기 위해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은 서로 규합하여 세력화하고자 할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당연한 현상이고 용인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와
이종호
필자는 70여권의 책을 출간하는 동안 우리 유산의 과학성을 많이 다루어왔다. 사람들은 기계 및 물리를 전공한 과학자인 필자가 우리 유산의 과학성을 다루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 고고학자나 역사학자, 민속학자들이 많이 다루고 있는 우리 유산에 대해 과학자가 손을 댄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모양이다. 1977년 필자가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입소할 때만해도 우리 유산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보잘 것 없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 선진화를 기치로 내걸고 발족한 연구소였지만 조국 근대화를 강조하던 산업화 단계에 있던 당시의 우리나라 연구소의 프로젝트들은 하나하나가 곧바로 실용화되는 분야에 집중되었으므로 우리 유산의 과학성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필자와 우리 유산의 접목은 매우 우연하게 이루어졌다. 처음 연구소에 들어가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는 실험동(L3)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장치가 하나 있었다. 한국에
신선경
1. 융합의 시대, 학제적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일찍이 우리는 어떤 한 연구 주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고 문제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어떤 연구 주제나 학문적 영역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것일 수도 있다.” 칼 포퍼(1963:88) 학문 연구의 목적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고 문제 해결이 하나 이상의 학문 영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학제적 연구는 불가피한 것이 된다. 학제적 연구 및 기술 융합은 최근 각 학문 분야를 통틀어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활발한 소통을 통한 학문적 융합은 물론 과학기술 분야 내에서도 BT와 IT, NT를 중심으로 한 의학과 생물학 및 공학의 융합, 문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꾀하는 CT(Culture & technology)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미래학문과 학문 융합’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전공 분야 간의 소통과 새로운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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