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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21세기, 어느 해 그 몇 주 동안의 경험이 현제 씨한테 영향을 끼친 거예요. 물론 그 때문에 현제 씨의 가치관이 급격하게 진일보 했다거나, 그 사람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거나 한 건 아녜요. 하지만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현제 씨는 남대문 시장 뒤편의 작은 디자인 사무실과 이문동의 18평짜리 전세방만 오고가면서 밤마다 다운받아 놓은 미드 시리즈(그것도 오로지 범죄수사물만 말예요.) 한두 편씩을 감상한 뒤에야 잠이 드는 남자였어요. 주말에도 친구들을 만난다거나 소개팅을 하는 대신에 하루 종일 케이블TV 채널들만 돌려대거나 여성포탈 사이트에서 여자들의 연애상담 페이지를 몇 시간씩이나 눈팅하기 일쑤였죠. 그런 단순명료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 이 세상(너무 거창하다면 이 사회라고 해두죠.) 의 흐름을 직시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현제 씨의 개인적인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면, 그 정도면 아주 긍정적인 변화 아닌가요?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변화에는 그 몇 주 동안의 경험
Crossroads
안녕하세요? 크로스로드입니다. 2010년 1월 호 서평 선정 대상 도서는 존 벡위드의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 입니다. 우수 서평을 써주신 1분을 선정하여 APCTP의 기획도서 3종(3만 9천원 상당)을 선물로 드립니다. (분량은 A4 1페이지 정도) APCTP 기획 도서 3권 안내 앱솔루트 바디 과학이 나를 부른다 얼터너티브 드림 서평은 답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도서 :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 * 저자 및 역자 : 존 벡위드 지음, 김동광, 김명진, 이영희 옮김 * 출판사 : 그린비 * ISBN(13) : 9788976827302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과학자와 열정적인 사회운동가로서 수십 년간 살아온 한 과학자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20세기 과학의 발전 과정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1960년대 세상을 바꾸려는 그 세대의 열정이 한 청년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과학과 사회 사이의 관계에 관심이
최나리
-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기념식 & 기획도서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출판기념회 - 물리학자, 시인, 진화심리학자, 과학저술가, 소설가, 천문학자, 철학자, 도서평론가, 신문기자, 출판사 편집장,… 어쩐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집합은 2009년 아태이론물리센터 네트워크의 밤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참석자들의 모임이다. 지난 12월 10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09년 아태이론물리센터 네트워크의 밤에서는 ‘2009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의 선정 기념행사와 함께 웹 저널 <크로스로드> 기획도서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행사장은 선물 포장으로 장식된 선정도서들을 소개하는 배너들이 걸려 있고, 얼음조각들과 때 이른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한껏 축하 분위기를 더했다. 네트워크의 밤은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피터 풀데(Peter Fulde) 소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을 환영하고, 이 자리를 축하해 주기 위해
전중환
흔히 동물들은 주로 후각으로 의사 소통을 하는 반면, 인간은 시각이나 청각에 의존해 의사 소통한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보고’ 목소리를 ‘듣고서’ 전체적인 첫인상을 판단한다. 동네 강아지들처럼 서로 더듬으며 냄새를 킁킁 맡고 나서야 누가 누군지 알 수 있다면 점잖은 맞선이나 동창회 자리가 왠지 부산스러워졌을 것이다. 대다수 포유동물이 자신이나 다른 개체의 몸에서 나는 냄새에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별스럽게도, 우리 인간은 서로의 체취를 불쾌하고 역겹다고 여긴다. 온 몸을 비누로 박박 씻고,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겨드랑이나 음부에 난 털을 깎아서 냄새가 덜 나게끔 단속한다. 특히 동양인에 비해 서양인의 겨드랑이 냄새는 종종 참기 힘들 정도로 지독해서, 미국 TV를 시청하다 보면 겨드랑이 냄새를 제거해주는 방취제(防臭劑, deodorant) CF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인간의 의사소통에서 후각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난 것일까?
박상준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크로스로드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첫날이라 해도 지구 공전궤도 상의 한 날이라는 점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겠지만,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1년 중 첫 번째 달의 첫째 날이 각별한 의미를 띠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침에 하루의 일과를 계획하듯이, 원단에는 한 해의 포부를 다듬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에디토리얼을 통해, 우리 웹진 크로스로드를 포함한 APCTP의 과학문화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 것은 더욱 뜻 깊다 하겠습니다. 근래 크로스로드 편집위원진에 큰 변동이 생겼습니다. 자연스러운 결과로 지난 몇 달 동안 편집위원회에서는 과학문화사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오고 있습니다. 아직 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다 해도 당장 웹진의 양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지만, 고민의 일단을 여기에 밝혀두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우리의 고민이야
강신익
나의 어린 시절 과학은 어떤 꿈이라도 실현시켜줄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였다. 거의 유일한 오락거리였던 만화영화는 인간을 해방시켜 줄 미래과학을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과학입국(科學立國)이 국가정책의 기조였다. 과학은 국가와 개인이 모두 ‘잘 살기’위한 수단이었고 많은 아이들이 과학자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어떤 과학을 하는 어떤 과학자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과학의 길을 가기위해 필요한 호기심과 탐구욕을 북돋아줄 체계적 방편도 마땅치 않았다. 우리는 그저 학교와 동네와 들판을 돌아다니며 놀이의 소재를 찾았다. 땅바닥을 긁어 줄을 그어놓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작대기를 받쳐놓고 큰 막대기로 쳐내는 자치기가 주요 놀이거리였다. 놀이의 도구라고는 유리구슬과 종이로 만든 딱지 그리고 여자아이의 경우 고무줄이 전부였다. 조금 더 짓궂은 아이들은 개구리를 잡아서 그야말로 생체실험을 하기도 했지만 그건 그냥 잔인한 장난이었지
전수환
포스텍과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Korea University of Arts), 한국의 과학기술과 예술분야를 대표하는 두 대학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가꾸어가고 있다. 시작은 2008년 여름 한민족의 명산 금강산에서 시작되었다. 금강산에서 포스텍 교원연수에 포스텍 백성기총장님께서 한예종의 황지우 전 총장님 및 교수들을 초대했다. 함께 산행을 하며,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새로운 교육에 대해서 밤이 깊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금강산에서의 마지막 저녁에 양교 총장님 간에 소중한 약속이 맺어졌다. 그것은 ‘차가운’ 과학과 ‘따뜻한’ 예술이 만나 미래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들을 함께 키워보자는 것이었다. 이 약속은 양교의 협의과정을 거쳐 두 달 뒤 포스텍 대회의실에서 포스텍과 한예종간의 학술교류협정 체결로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양교 교류의 첫 열매로 과학기술과 예술이 소통할 수 있는 과목을 2008년 가을학기부터 상호 개설하기로 하였다. 포스텍은 한예종 학생들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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