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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1다람쥐는 운동장 북쪽 가장자리에 멈춰 잠시 둘레를 살폈다. 산자락을 따라 꿩은 자주 내려왔지만, 다람쥐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녀석의 털 위에 내리는 봄날 햇살이 하도 포근해보여서, 민구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 뻔했다.그는 가슴을 펴고 숨을 깊이 쉬었다. 가슴은 들끓는 감정들로 아직 어지러웠다.“파이젠. 파이젠이라…….”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면서, 그는 뇌었다.20세기 말엽에 생명체들의 지놈을 해독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비용은 빠르게 낮아졌다. 마침내 사람의 지놈이 해독되었다. 자연스럽게 침팬지의 지놈이 다음 목표로 떠올랐다. 침팬지는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종이었다. 사람과 침팬지가 갈라진 것은 겨우 5백만 년에서 8백만 년 전이었고,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들은 98퍼센트나 같았다. 자연히, 침팬지 지놈의 해독은 사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터였다. 그 일에 매달렸을 많은 팀들 가운데 텍사스의 야심 찬 벤처 기업 하나가 맨 먼저 목표를 이룬 것이었다.'이제 길성이가 보노보
조광현
생명과학계의 주요 발견이 전해질 때마다 의례히 암, 에이즈 등 주요 난치성 질병들도 이제 곧 정복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무성해지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기대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왔지만 그러한 질병을 완전히 극복하는 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잠재해 있는 듯하다.인류의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병원체, 숙주, 병원체와 숙주의 상호관계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질병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근원적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서 질병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것은 관련된 주요 유전자나 단백질 등을 발견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즉, 생명시스템이 어떠한 원리로 작동되며 다양한 외부자극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리고 항상성이 깨어지는 경계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유전자와 세포 수준에서 궁극적으로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명과학계의 주된 연구주제는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주요 물질을 발견하고 그 분자적 특징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성우경
1.생물물리학 - 물리학과 생명과학 사이에는 맥켄나의 황금보다 더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거대한 산이 놓여 있다.20세기가 저물 무렵인 1999년 <타임>지는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해 특집 ‘의학의 장래’를 다루었다. 그 커버스토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원자를 쪼개고 실리콘을 컴퓨터로 바꾼 물리학의 세기에 종말을 고하도다. 이제는 생명공학의 세기를 맞이하는 종이 울린다.”(Ring farewell to the century of physics, the one in which we split the atom and turned silicon into computing power. It's time to ring in the century of biotechnology.) 이 말은 생명과학의 시대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타당한 표현이다.그러나 생명과학자들에게 다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오늘날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생명과학/생명공학의 지식을 기본적으로 또한 정량적으로
이우일
정재승
바야흐로 생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고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여기엔 큰 차이가 있다. 20세기에는 온전히 물리학이 ‘자연과학의 왕’이라는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고 1900년 이후 100년간 과학전반을 지배했지만, 21세기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로서, ‘생물학의 시대’이긴 하지만 생물학이 모든 학문에 스며들어 함께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물리학과 생물학이 어떻게 행복하게 만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크로스로드 이번 호에서는 생물물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들에게 ‘물리학은 과연 생물학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어려운 화두를 던져드렸다. 그들은 지난 20년간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생물물리학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자 이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그리고 내 분야는 생물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태형
외계인의 존재많은 SF 영화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우주인을 만나게 된다. <에일리언>이나 <인디펜던스데이>에 등장하는 무서운 외계인에서부터 나 <미지와의 조우>에 나오는 착한 외계인까지 인간이 상상하는 외계인은 다양하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외계인이 실제 지구로 올 수 있느냐가 논쟁거리일 뿐 외계인의 존재 자체가 의심받는 시대는 지났다.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우리가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과학 발달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지 불과 50년도 안 된 지금 인류는 축구장 두 배 크기의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있고, 인류가 만든 우주선은 이미 태양계 외곽을 벗어나고 있다.이러한 발달 속도라면 앞으로 천 년 아니 수백 년만 지나면 인류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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