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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전쟁이 끝나고,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자 인류는 다시금 프론티어 정신에 불타올랐다. 현재 인류의 주 관심사 두 가지는 전쟁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어 버린 노동인력의 빠른 회복과, 전쟁직전에 발견되었고 전쟁 발발(勃發)과 함께 잠시 잊혀져야 했던 인류 거주 가능한 행성 두 개의 개발이었다. 전쟁으로 인해 통합정부가 사라진 지금, 새 행성들은 주인 없는 땅이었다. 누가 먼저, 그리고 더 많이 차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램(Lamb). 램은 행성 '이시스' 의 이주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램들은 셰퍼드(Shepherd)라 불리는 전문 길 안내인의 인도를 따라 트레일러 카를 타고 몇 달이고빈 땅을 찾아 달린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의 강인해 보이는 남자. 머리카락을 단단히 틀어 올리고 미소 짓는 여자. 낮에는 더운 태양 아래를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달리고 밤에는 트레일러들 사이로 모닥불들이 빛난다. 솔직히 내가 램에 대해 아는 것은 방송에서 본 이주민 모집광고가 다였다. “이시스로 가서 램의 개
Crossroads
안녕하세요? 크로스로드입니다. 11월 호 서평 선정 대상 도서는 션 B. 캐럴의 <이보디보> 입니다. 우수 서평을 써주신 1분을 선정하여 APCTP의 기획도서 3종(3만7천원 상당)을 선물로 드립니다. (분량은 A4 1페이지 정도입니다.) APCTP 기획 도서 3권 안내 상대성 이론 그후 100년 과학해서 행복한 사람들 얼터너티브 드림 서평은 답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도서-이보디보 * 지은이-션 B. 캐럴 저/김명남 역 * 출판사- 지호 *출판년도- 2007년 07월 * ISBN-13 : 9788959090297 창조론이 그럴 듯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전지전능한 신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 이 생명의 다양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당신이 이렇게 생명의 다양성에 경탄하며 창조론을 힐끔거린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생명의 다양성은 신의 선물이 아니라 진화가 빚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생물학을 공부할 적에 수많은 다른 동물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의
최나리
10월 24일, 2008년 마지막 <과학! 책으로 말하다>는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의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를 주제로 목포시립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강양구 기자는 강연을 여러 차례 다녔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떨린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강양구 기자는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의 과학,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독자들에게 기자로서 과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 둔 것이 쌓여서 결국 책으로 묶어서 내게 되었다고 했다. 강연에 대한 전체적인 브리핑을 시작하며, 오늘날 과학기술을 움직이는 세 가지 특징으로 돈과 과학기술, 돌이킬 수 없는 과학기술, 흔들리는 과학기술 이라는 키워드를 소개했다. 돈과 과학기술 과학기술은 세상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과학자들이 노력해서 진실을 알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왔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20세기 중반을
전중환
아들은 다섯 살 연상의 여자를 혼전 임신시켜 집안으로 불러들이고, 첫째 딸은 애 딸린 이혼남과 덜컥 결혼하고, 둘째 딸은 공주병 시어머니 밑에서 모진 시집살이를 한다. 할아버지는 황혼의 로맨스에 빠져들고, 급기야 엄마는 1년간의 장기 휴가를 선언한다. 범상치 않은 가족사를 그린 KBS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 났다>는 시청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사실, 엄마가 뿔 난 이야기만 흥미로운 건 아니다. 소설, 영화, 연극, 만화, 오페라, 동화, 전설, 민담, 신화, 뮤지컬, 재담, 비디오 게임, 리얼 버라이어티에 이르기까지 상상 속의 인물들이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리얼' 버라이어티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오는 솔비의 눈물에 한국인들이 감동할 때,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만화 <시마 과장>의 주인공 시마가 마침내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왜 이토록 허구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드는 걸까? 언뜻 보면 이 질문은
김상표
올 여름에는 중학교 영재학생에게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가르치는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여느 해 같으면 학회 참석 등 학술활동으로 바빴던 계절이다. 천체물리학을 추가한 개인적인 이유는 천문학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물리학도라 물리적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강의 주제는 여전히 천문학이었다. 우주론에 대한 제법 많은 논문을 발표했지만 우주론은 영재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는 아니다. 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수 십 년 전에 내가 관심을 갖았던 것들이다. 그들은 자연을 설명하는 추상화된 표현보다 자연 그 자체에 더 흥미를 갖고 있다. "학생은 과학자의 어버이다"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별자리를 찾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천구 좌표계를 공부해야 했고, 한 좌표계에서 다른 좌표계로 변환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지평 좌표계는 관찰자의 지평선과 천정/천저를 이용하는 관측자 중심의 좌표계이다. 반면 적도 좌표계는 지구의 적도와 극
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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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란
1. 프랑스 신화학자 질베르 뒤랑(Gilbert Durand)은 근대를 세 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제1기(1860-1920)는 프로메테우스의 시기로, 제2기(1920-1980)는 디오뉘소스의 시기로, 제3기(1980~)는 헤르메스의 시기로 규정한다. 우리는 뒤랑의 이러한 구분만을 차용하여 현대적 특성에 맞는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이 세계의 수많은 상황들과 조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근대의 산업 혁명은 인간의 삶의 조건을 완전히 뒤흔들어버렸다. 중세 천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던 성벽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되었던 것이다. 왜 근대는 프로메테우스의 시대라고 불리는가? 우리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라는 이름을 통해 천상의 ‘불’을 가지고 ‘문명’을 이룩한 인간의 ‘이성’을 떠올린다. 불은 ‘기술’과 ‘문명’ 및 ‘이성’을 상징한다. 근대의 계몽주의는 신 중심적인 중세 사회로부터 인식을 전환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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