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5
이대한성균관대학교 교수
해파리와 말미잘을 비롯한 자포동물의 신경계는 해면동물의 뉴로이드 세포나 판형동물의 펩타이드 분비세포와 같은 프로토뉴런을 넘어 우리 인간의 뉴런과 비슷한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통적으로 봤을 때도 자포동물은 인간을 포함한 좌우대칭동물과 가장 가까운 자매 분류군이다. 하지만 그런 자포동물 중에서도 특히 해파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오히려 해파리와 인간 사이보다 유연관계가 해파리와 더 먼 사이인 빗해파리(ctenophore, 유즐동물)는 신경계란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빗해파리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첫 번째 연재 참조 - https://crossroads.apctp.org/cop/bbs/000000000000/selectArticleDetail.do?nttId=4255). 빗해파리의 신경계와 뉴로펩타이드의 발견 빗해파리는 특유의 매혹적인 움직임과 빛깔을 만들어내는 섬모 빗(comb plate)으로 유영하고, 접착 세포(colloblast)로 먹이를 붙잡는 포식자다.
심원준환경과학자
코끼리를 지키려고 발명된 플라스틱 우리가 무분별하게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 시키고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플라스틱이 개발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서양에서 당구의 인기가 증가하며, 당구공 수요가 늘었으나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던 시절이라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값도 비쌀뿐더러 코끼리 상아 채취를 위한 무분별한 사냥으로 코끼리 개체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당구공 업자가 상아로 만든 당구공 대체 물질 개발에 1만달러의 상금을 걸었고, 화학자 레오 헨드릭 베이클렌드가 1907년 페놀과 포름알데히드의 축합중합 화학반응을 통해 최초의 열경화성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를 합성하는데 성공한다. 베이클라이트는 당구공을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재료 대비 많은 장점으로 인하여 급속도로 보급된다. 사실 그 이전인 1839년에 폴리스티렌이 발견되었고, 우리에게 PV
12
정우현덕성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
과학은 한 사람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하기 마련이지만, 결코 연구실 안에서만 곱게 자라는 나무가 아니다. 실험대 위에 놓인 시약과 현미경을 붙잡고 겨루는 조용한 씨름만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 새로운 생각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솔한 대화, 뜻밖의 만남, 그리고 즐거운 사교의 자리에서 자라나곤 한다. 과학이 특정 개인의 머릿속 번뜩임만으로 진보하지 않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집단적 토론과 교류 속에서 꽃피운다는 사실은 역사가 여러 차례 증명해 주었다. (아, 물론 ‘기적의 해’를 일군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의 성과는 예외다. 그게 바로 ‘기적’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 이유가 아닐까.) 루나 소사이어티, 달빛 아래의 혁신가들 18세기 영국 버밍엄 일대에서는 산업혁명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었다. 당시의 그 작은 지역의 발명가, 철학자, 의사, 화학자들이 우연히 모여 만든 모임이 바로 ‘루나 소사이어티(Lunar Society)’
6
권석준성균관대학교 교수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모국인 프랑스나 영미권 문학계보다는 한국에서 훨씬 더 명성이 높은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1991년 첫 장편 ‘개미’로 문단에 데뷔하자마자, 그는 독서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데뷔 후 지금까지 19편의 장편, 2편의 단편의 생산성으로 주제의 스펙트럼도 넓혔다. 그가 작품 속에서 다룬 주제는 불사나 사후 세계, 항성 간 여행과 우주 탐험, 종족의 키메라화와 개량, 지능이 있는 이종족이나 외계인 등에 이르기까지 광폭의 행보를 보인다. 소설 속에 녹여낸 수많은 과학적 개념과 장치, 기술을 고려하건대, 그의 작품은 SF로 분류될 수 있지만, 동시에 엄밀한 과학적 설정과 핍진성에 얽매이는 것은 아니기에 하드 SF로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의 SF는 그 대중성과 화려한 상상력으로 인해 인기가 세대가 바뀌면서도 유지되긴 하나, 정작 평론가나 SF 팬들 사이에서는 작품에 대한 평가가 들쭉날쭉하고 과학적 설정에 대한 호불호도 꽤
11
로희작가
* 물론 내가 끌려가기만 했다는 뜻은 아니야. 나는 너를 믿었고, 믿음은 곧 사실이 되었으니까. 어느 밤, 우리는 프레임을 타고 성운을 가로질러 우주의 끝에 닿았어. 미지의 세계는 무섭지만 익숙하고, 익숙하지만 놀랍고, 놀랍지만 시시한 공간이었지. 테라에서 사는 사람은 냄새를 맡기는커녕 똥을 볼 일조차 없지. 누기도 전에 훅, 진공흡입기가 가져가 버리니까. 타운에서 자란 나는 똥에 대해 잘 알지. 냄새와 촉감은물론이고 흘려보내지 못하고 오래두면 어떻게 되는지, 변기가 역류해서 흘러 넘치면 또 어떻게 되는지. 그건 하수도 냄새였어,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는 오백 미터쯤 더 걸어서 커다란 압력 덮개를 찾아냈어. 가로 세로 일 미터 정도였는데 하수도가 꽤 넓다는 의미였지. 동화 같더라, 빨간 모자 아이와 할머니 옷을 입은 늑대. 네 말대로 테라는 완벽한 생태계가 아니었어. 완벽한 생태계를 유지해야 해서 밀폐된 것도 아니었지. “출입구가 없다고?” “있다해도 찾을 수가 없잖아.” “사람
독자님의 정보를 입력해주세요.
* 는 필수항목입니다
첨부파일은 최대 3개까지 가능하며, 전체 용량은 10MB 이하까지 업로드 가능합니다. 첨부파일 이름은 특수기호(?!,.&^~)를 제외해주세요.(첨부 가능 확장자 jpg,jpeg,png,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