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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한성균관대학교 교수
<고생대의 시작, 캄브리아기에 생물학적 빅뱅이 일어나며, 현존하는 동물들의 거의 모든 가문이 형성된다. 이 때 해파리는 이미 현재와 비슷한 모습으로 바닷속을 누비고 있었음이 화석으로 확인된다.> 약 5억 2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의 바다에서는 대격변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른바 생물학계의 ‘빅뱅’이라고도 불리는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 시대에, 수많은 동물들이 무더기로 화석 기록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 이전 시기인 에디아카라기 화석들이 해석에 논란이 많은 반면, 캄브리아기 지층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뚜렷한 동물 화석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화석들 중에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마치 외계에서 온 괴생명체 같은 동물들도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과 거의 똑같은 형태를 한 생물들이 다수 나타난다. 바로 해파리를 포함한 자포동물(Cnidaria)이다. 캄브리아기 화석층에는 해파리뿐 아니라 말미잘, 산호 등 현대 자포동물의 명백한 조
송영민KAIST 교수
고양이의 일자형 동공과 휘판 빛에 따라 동공이 가늘게 일자로 좁혀지는 고양이의 눈은 신비롭고 독특한 인상을 준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고양이의 눈처럼 날카롭고 신비로운 동공(눈동자)은 캐릭터에 예리함, 이질감, 위험한 매력을 부여하며 독자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수정체에서 빛이 통과하는 부분인 동공은 고정된 게 아니라 주변 근육의 작용으로 크기가 변한다. 즉, 망막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로, 빛이 강하면 크기가 작아지고 약하면 커진다. 사람의 눈동자는 원형으로 그 크기가 변하지만 고양이는 일자로 좁혀지기 때문에, 소설 속 캐릭터의 세로로 가늘어진 동공은 해당 인물의 비인간적인 특징이나 위협적인 분위기를 강조할 때 이용된다. 고양이와는 달리, 염소와 같은 초식동물은 대체로 수평으로 넓은 직사각형 형태의 동공을 갖는다. 한편 고양이와 같은 고양잇과인 호랑이는 사람과 비슷하게 동그란 동공을 갖고 있다. 이와는 전혀 다르게, 갑오징어는 가로세로 모양이 아닌 알파
권혜란쥬네스엔터테인먼트 에디터
#1. 프롤로그 권혜란 준상 감독님,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메일이 왔어요. 6월 12~14일 소백산천문대에서 과학과 문화예술 워크숍을 하는데 유준상 감독님 측을 초대해 드리고 싶다고요. 2박 3일 동안 천문학자 강연을 듣고 별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한대요. 산 위에 천문대다 보니 숙소가 열악하지만, 식당 밥은 맛있다고 해요. 유준상 소백산천문대 워크숍이면 작년에 일정 안 맞아서 못 간 데지? 이번엔 가자! 박성훈 촬영감독, 이준희 매니저, 권혜란 실장, 나 이렇게 네 명이 가면 좋겠는데. 며칠 후, 권혜란 네 명 참여 가능하다고 합니다. 유준상 오케이. 내가 준비할 게 있나? 권혜란 프로그램이 왔는데 개인 소개 시간이 있고요. 과학자와 예술가들이 자신의 분야를 발표하고 교류하며, 중간중간 소백산천문대 투어 및 소백산 트레킹을 하고, 밤에는 날씨가 허락하면 별을 본다고 해요. 유준상 재밌겠다. 가서 힐링하고 오자. 권혜란 어! 발표자에 유준상 감독님
김영균광주교육대학교
빈스토크(Beanstalk) 타워. “빈스토크라는 이름은 원래 잭과 콩나무[Jack and the Beanstalk]라는 이야기에 나오는 거대한 콩줄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 콩줄기처럼 하늘까지 솟은 674층짜리 건물인데, “가늘고 길쭉하게 높기만 한 게 아니라 가로세로가 거의 5킬로미터에 달하는 두툼한 건물”이다. 상주인구가 무려 50만이고, “도시화가 백 퍼센트 진행된 나라”이며, “대외적으로 승인된 주권을 갖춘 독립국가”이다. “1층부터 12층까지는 층 구분이 없는 커다란 정원”이고, “그 위로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영화관 같은 상업 시설이 21층까지 이어졌는데 거기까지는 외국인도 누구나 출입할 수 있”다. 22층에서 25층까지가 출입국 사무소가 위치한 국경지대인데, 빈스토크 육군 이천이백 명 중 이천여 명이 주둔해 있다. 250층에서 350층 사이에 구형으로 자리 잡은 시 업무 구역이 있다. 그런데 빈스토크 타워는 “한 층 한 층 구분된 질서 있는 공간 674개가 차곡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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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작가
2부 오, 눈치 빠른데? 맞아. 제보자가 반달날개밤나방을 목격한 게 그때야. 1992년 10월 28일. 휴거 소동 당일. 아니, 참, 휴거 자체는 우리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니까. 우연이야, 우연. 그때 기도원이 있던 자리가 공교롭게도 나방 서식지랑 겹친 것뿐이라고. 뭐, 지금은 없어진 서식지겠지만. 내가 알기로 지금 거긴 무슨 버려진 반도체 공장인가 있고 그럴걸. 우리 어릴 때까지만 해도 잘나갔던 무슨 큰 회사 공장이었을 텐데, 이름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휴거 소동은 우리 어릴 때보다도 더 전이니까, 당시에는 공장도 없었고 그 동네는 거의 논이나 풀밭이었을 거야. 밤나방은 벼의 해충이기도 하니까 생각해 보면 딱히 대단한 우연이라고 할 것도 아니겠다. 조용한 데서 휴거 대비하려고 모인 신도들이 밤나방이랑 마주치는 일쯤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을 거 아냐. 그 제보자가 딱 그랬다더라. 왜, 휴거가 일어나면 몸이 정말로 둥실둥실 들려서 하늘로 날아간다고 생각한 사람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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