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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한국천문연구원
우리는 태양 빛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태양 빛에 적응하며 진화해 온 결과, 우리의 눈은 태양 복사 스펙트럼의 중심 대역인 가시광선(약 400~700nm)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빛’이라 불러온 파장대는 태양 빛에 의지하여 살아온 인간의 매우 좁은 ‘가시광역대’에 해당한다. 하루가 저물면, 인류는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밤하늘은 한동안 미지의 대상이자 상상의 무대였다. 인류는 점차 밤하늘의 변화로부터 규칙을 찾기 시작했고, 밤하늘은 이내 시간과 계절, 그리고 방향을 알려주는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인류는 과학이라는 언어를 갖게 되었다. 밤하늘의 어둠은 오랫동안 당연한 것이었다. 어둠은 설명되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자연 질서의 일부였다. 하지만 우주의 크기가 무한하다는 시각이 등장하자, 밤하늘이 어둡게 보이는 이유가 의문으로 떠올랐다. 무한한 개수의 별이 밤하늘을 빈틈없이 채운다면, 별빛이 누적되어 밤하늘 전체가 밝게 빛나야 하기 때문이다. ‘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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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인인천대학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최근 약 10년간 국내 수도권에서는 2014년 8월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부근, 2015년 2월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2019년 12월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2020년 8월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2024년 8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2025년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 등에서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본래 싱크홀이란 용어는 석회암 지역에서 발생하는 땅꺼짐 현상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이다. 석회암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인 방해석은 이산화탄소가 용해된 빗물에 의해 화학적으로 침식된다. 이 과정이 오랜 세월동안 이루어질 경우, 지하에 공동이 발생하며, 이 공동은 주로 물길을 따라 확장한다. 이러한 원리로 석회암 지역에는 큰 규모의 동굴이 형성되며, 대표적인 사례로는 국내 강원도 영월의 고씨동굴, 충청북도 단양의 고수동굴이 있으며, 해외에는 미국 켄터키주 매머드 동굴(Mammoth Cave)이 있다. 이렇게 형성된 지하공동이 상부 하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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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문화평론가
차페크에 대해 재질문하기 SF가 장르로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는데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좋은 사고실험을 위해서는 어떠한 질문을 던지는가가 중요하다. SF의 경이로움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세계의 다양한 지점들에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실험하면서 구체화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SF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다루는가, 어떠한 세계를 그리는가를 파악하는데 작가가 그 세계에 던지고 있는 질문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유의미한 독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박해울의 SF 소설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이었던 『기파』(허블, 2019)에서부터 일관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해울의 작품들에서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질문들은 진짜 혹은 정답에 대한 질문들이다. 진짜란 무엇인가, 우리가 믿고 있는 정답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들이란 무엇인가
이산화작가
1부 혹시 그 얘기 들어 봤어? 1992년에 우리나라에서 종말론 소동이 크게 일어났다는 얘기 말이야. 1992년 10월 28일이 되면 성경에 적힌 무슨 예언대로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다 같이 신발만 남기고 하늘로 올라가든지, 허공으로 뿅 사라지든지 해서 세상이 온통 뒤집힐 거라는 헛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사회적으로 엄청 큰 화제가 되었다더라고. 당시에는 그걸 이끌 휴 자에 들 거 자 써서 ‘휴거’라고 했다나, 뭐라나. 한국에서 시작된 소문은 아니라더라고. 외국 교회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돌던 얘긴데, 그걸 80년대 언제쯤에 웬 목사 하나가 번역해 들여와서 퍼뜨린 게 발단이었다는 것 같아. 책도 내고, 선교 단체도 만들고……. 뭐, 휴거 신봉자들이 실제로 문제 될 만큼 활개 치고 다닌 건 90년대 들어서였겠지만. 그즈음이 딱 세기말이었잖아? 걸프전 터졌지, 소련 망했지, 노스트라다무스도 무슨 예언을 해 놨다지, 조만간 여태까지 알던 세상이 다 뒤집힐 것만 같던 뒤숭숭한 분위기였으니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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