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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한성균관대학교 교수
활동전위의 핵심 재료인 이온 채널, 시냅스 전달에 필요한 소포 융합 단백질, 그리고 감각 수용체와 같은 요소들이 이미 동물의 조상, 심지어는 단세포 원생생물 단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통찰을 준다. 특히 지난 두 연재에서 살펴본 해면동물의 ‘뉴로이드 세포’와 판형동물의 ‘펩타이드성 세포’ 연구는 감각, 분비, 운동 기능이 한 세포에 통합된 원시적 프로토뉴런이 점진적으로 분화하고 전문화되는 역사적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경계가 결코 무(無)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연속적 진화’의 관점은 다음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연 이처럼 동물의 조상 계통에 산재되어 있던 유전적 재료들이 어떻게 조직화되어 복잡한 정보처리 시스템, 즉 ‘신경계’를 만들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진화신경생물학자인 가스파르 젝켈리(Gáspár Jékely)는 2021년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한 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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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진한국천문연구원
스피어엑스 발사! 2025년 3월 12일,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이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당초 발사 예정일은 2월 27일이었지만,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무려 여덟 차례나 연기된 끝에 아홉 번째 시도 만에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 오랜 시간 발사만을 기다려온 스피어엑스 팀, 한국천문연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그리고 우리나라 우주항공청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애를 태웠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유일한 국제 파트너로 참여한 이 뜻깊은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려 했던 국내 방송사들은 수차례 방송 일정을 조정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된 듯한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우주망원경은 한 번 고장이 나면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사 이전의 설계, 제작, 조립 단계에서 단 하나의 결함도 발생하지 않도록 수차례에 걸쳐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발사 당일에도,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그 원인이 해결
정해임한국천문연구원 대외협력홍보센터 선임
난생처음 들은 달 과학 강연을 잊지 못한다. 당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홍승수 교수님께 우연히 생겼지만 지구에 필연이 된 달에 대한 열강을 들었다. 강연을 듣기 전에 내게 달은 그저 달일 뿐이었는데, 갑자기 특별한 사연을 지닌 주인공으로 내 마음속에 두둥실 떠올랐다. 이제껏 내가 발 디디고 있는 지구에서의 안위만 생각해 왔는데, 우주 속 나란 존재에 처음으로 헤아려 보게 됐다. 내가 어렸을 때 이런 강연을 들었더라면 천문학자를 꿈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천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기엔 늦은, 이직을 준비 중인 직장인이었고, 이후 천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소 홍보팀에 입사 지원했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 우주를 연구하는 현장에서 10년 넘게 우주에 대한 경이로운 소식을 매일 듣고 읽고 말하고 쓰며, 소문내는 일을 하고 있다. 반짝거리는 ‘사람’ 만나기 실제로 나의 동료 중에는 어릴 적 과학 강연이나 책에 반해 천문학자가 된 경우가 제법 많다. 별 보기 좋아하며 뉴턴 잡지를 즐겨 보던 아이는
지웅배작가
흔히 사람에겐 크게 세 가지의 욕구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성욕, 식욕, 그리고 수면욕. 모두 지극히 인간의 동물적인 욕구를 보여준다. 하지만 요즘 세상의 풍경을 보면, 우리에겐 또 다른 네 번째 욕구가 숨어있었던 듯하다. 스스로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또 세상의 관심과 주목을 갈망하는 욕구다. SNS에는 자신의 일상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앞다투어 자랑하는 게시글이 쏟아진다. 댓글 뒤에 숨어 밤새 싸우는 익명의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보다 얼마나 잘나고 특별한 존재인지를 내세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고 더 이상 사회 전체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지 않게 되면서 이런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어쩌면 원래부터 인간은 남들에게 인정받고,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자 하는 욕구를 강하게 품고 살아왔지만, 사회적 억압이 그 욕구가 새어나오지 않게 억누르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러한 욕구를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할지 나도 아직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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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래작가
살인 사건이었다. 요툰 성계 내 우주 거주구 호텔에서 여러날 숙박하던 이들이 있었는데 호텔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았다. 벨보이 말에 따르면 첫날 두 사람은 연인처럼 보였고 무중력 수영장에 대한 기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컨시어지는 전날 두 사람이 사소한 말다툼을 했지만 곧 한 사람이 사과하고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 하우스키퍼가 우선 청소를 위해 현장에 들어섰는데 사망한 여성의 시체만 발견되었다. 다른 여성 한명은 보이지 않았다. 현지 수사관의 수사 결과 다른 한 명은 테오 이삭이라는 이름을 쓰는 이였다. 하지만 테오 이삭은 이미 나흘 전 거주구 우주항을 통해 빠져나간 뒤 관문까지 통과해 트리슐라로 귀국한 것이 밝혀졌다. 누구나 겪어본 적 없는 과거를 그리워한다. 호텔은 노스텔지어 스타일로 내부에는 기록 장치가 없었다. 때문에 모든 수사는 현장 수사 밖에 방법이 없었다. 주변 탐문의 결과 호텔에서의 다툼이 번져 살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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