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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준성균관대학교 교수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타원곡선을 기반으로하는 ECDSA (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 서명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각 트랜잭션이 인증되고, 자산의 소유권이 증명된다. 이때 ECDSA는 트랜잭션과 소유권의 보안 보장을 위해 1) 개인키를 이용한 서명 생성, 2) 공개키를 이용한 서명 검증, 3) 소유권 증명 기능에 활용된다. 그런데 타원곡선의 암호화 효율성은 ECDSA가 RSA2048 같은 체계보다 양자컴퓨터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ECDSA는 RSA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도가 작기 때문이다. 이는 ECDSA 서명 체계가 이산 로그 문제(discrete logarithm problem, DLP)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계산 난도는 O(2n)가 임에 반해, 양자컴퓨터의 쇼어 알고리즘 (Shor’s algorithm)은 이를 효율적으로 다항 시간 이내, 즉, O(n3)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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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한국천문연구원
우리는 바라보는 행위를 매개로 하여 보이는 것 너머의 의미를 파악하려 애쓴다. 대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방식에는 여러 길이 존재하지만, 과학은 보편적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우리의 관점에 의해 구성된 세계일 뿐이다. 우리의 감각 기관은 우주의 극히 일부만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관측 장비 또한 나름의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의 감각을 통해 볼 수 있는 우주의 범위는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극히 일부분, 약 0.0035%에 불과하다. 태양이 가장 강하게 방출하는 빛의 파장대는 가시광선(약 400~700nm)인데, 인간은 그 빛에 가장 잘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가시광선은 우리의 눈으로 직접 감지할 수 있지만, 그 외의 파장대는 특수한 관측 장비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전자기파는 파장에 따라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므로, 어떤 파장으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대상이
박윤지서울대학교 과학학과/과학커뮤니케이터 플라스크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문화가 될 수 있을까? 그 전에, 문화란 무엇일까?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Edward B. Tylor)는 문화를 “지식, 믿음, 기술, 도덕, 법, 관습,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습득한 다른 모든 능력과 습관을 포함한 복합적 전체’로 정의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가치와 신념, 생활양식에 과학의 자리는 있을까? 있다면 얼마나 될까? 가장 잘 정착한 종교가 종교 행위라는 의식 없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 하나의 습관처럼 스며드는 것과 같이 가장 잘 정착한 문화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문화가 된다는 것도 아마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과학은 우리가 최소한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한다. 사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을 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드는 데에 있을 것이다. ‘과학을 알리겠다’와 같은 어떤 사명감에 하는 일이 아니라 준비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모두 ‘즐겁
정보라작가
해도연 작가는 현직 천문학자이며,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하드SF’를 쓴다. 그의 작품을 처음 펼칠 때는 언제나 ‘이렇게 어려운 걸 내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읽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상상을 할 수 있지!’ 하고 한 문단에 평균 세 번씩 감탄하게 된다. 여기서 ‘엄청나다’는 규모가 우주적으로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사건과 설정의 바탕이 되는 지식의 넓이와 깊이가 방대하다는 뜻이기도 하며, 그런 탄탄한 학문적 기반 위에 펼쳐지는 상황들의 생생함과 흡인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하면 해도연의 작품 세계가 굉장히 어렵게 들리는데, 진입장벽이 높은 구간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도입부 몇 페이지의 설정 설명 정도다. (작품마다 대략 비슷하게 도입부에 막 각주도 달리고 여러 설명이 많아서 무서워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 작가가 독자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통일된 형식을 고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줄거리 전개의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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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래작가
나는 입국 심사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평소에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멀리 던지기 때문에 무기력해보이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눈을 마주칠 때마다 시선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눈매는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눈썹이 진해 인상적이다. 눈동자는 다소 작다. 기억 속의 그 얼굴이다. "트리슐라는 처음이신가요?" "네." 내 가면에 붙은 음성합성기에서 거친 변조음이 나오자 제복을 입은 입국 심사관은 놀란 표정이었다. 명찰에는 엠마 이삭이란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일반적인 심사 대상이 아니란 것을 알고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나는 요툰 성계에서 온 수사관이고, 인공 거주구 트리슐가는 요툰 성계와 사법공조 협정을 맺고 있었다. 형식상 그렇다는 뜻이다. 요툰 성계는 수 십 개의 하위 성계를 아우르는 중심 성계로 연합의 수도 성계기도 했다. 고작해야 20만명 밖에 살지 않는 자치령과 비교할 수 없다. 필요하다면 비밀리에 입국해서 범죄자를 잡아가더라도 트리슐라에서 외교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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