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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한국천문연구원
들어가는 말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가.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심오한 질문 중 하나일 것이다. 영화 E.T.의 영향이 컸던 걸까. 놀이터에서 만난 동갑내기와 금세 친해지듯, 외계인과 만나게 된다면 색다른 우정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적어도 중학생 때까진 그 우정을 꿈꿨다. 어디 가서 천문학자라고 본업을 밝히면, 외계인이 정말 있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나는 '외계인'을 '외계 생명체'로 정정한 뒤, 주저 없이 'YES'라 말한다. 곧이어 외계 지적 생명체의 유무를 확인하기엔 우주는 방대하고, 또 인류의 생은 우주의 역사에 비해 너무 짧다고 덧붙인다. 더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외계 지적 생명체를 만나게 된다면 반가움보단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란 점 빼고는. 최근 SF 드라마 '삼체'를 접하면서 이 공포가 '죄수의 딜레마'에서 온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협력을 하면 상호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배반을 선택하게 된다는 딜레마. 그 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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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한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다세포 후생동물(Metazoa 혹은 Animal, 이하 동물)의 가장 가까운 친척 단세포 원생동물인 깃편모충(choanoflagellate)에 대한 현대적 연구는 동물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다 주었다(crossroads webzine (apctp.org) ). UC버클리 대학의 니콜 킹(Nicole King) 교수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활용한 연구들이 동물이 진화하기 이전 이미 다세포 군집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진화했을 뿐만 아니라, 깃편모충에서 다세포성을 형성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가 동물의 다세포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동물의 진화가 무에서 유로의 창조가 아니라, 마치 육상 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부레가 폐가 되고, 지느러미가 팔다리가 된 것처럼, 유에서 또 다른 유로의 창조적 변형, 혹은 전용(co-option) 통해 단세포 원생동물로부터 다세포 후생동물이 출현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또 다른
방윤규APCTP 소장
2024년 4월 11일, 피터 풀데 교수님께서 독일 드레스덴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저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날아온 이 슬픈 소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혼란스런 마음을 품고 저는 드레스덴으로 날아가 5월 3일 드레스덴의 알터 안넨프리드호프 묘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많은 참석자들과 슬픔을 나누었습니다. 풀데 교수님의 별세는 20세기 응집 물질 물리학을 형성한 한 세대의 역사적 퇴장을 상징합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거인이었습니다. 그는 초전도체와 강상관 전자계 연구 분야의 저명한 학자였고, 뛰어난 과학 행정가였으며, 학생, 비서, 많은 동료 연구자들은 물론, 가족과 친구들을 포함하여,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쾌활하고 따뜻한 품격의 소유자셨습니다. 독일인이셨지만, 한국에 유난히 애정이 많으셨고, 우리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신 (저와는 34년이란 긴 세월을 교류하였습니다) 풀데 교수님의 살아오신 여정을 간략히 회고하는 글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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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작가
21세기 한국 SF 단편 중에서 최고의 걸작을 꼽으라면 어떤 소설을 꼽아야 할까? 어려운 문제고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나마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 범위를 좁히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어느 작가의 소설 중에서 최고를 꼽아야 하느냐를 먼저 궁리해 볼만 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답으로 가까이 가는 방법이 하나 있다. 듀나 작가의 단편 중에서 최고를 골라 보면 되기 때문이다. 한국 SF 팬들에게 물어본다면 듀나 작가가 이 시대 최고의 SF 작가라는데 적지 않은 수가 동의할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처음 활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 그 시절 보통의 다른 한국 SF 작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맛을 보여 주는 작가였다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고, 그런 작가가 2020년대인 지금, 3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 오며 수많은 좋은 소설들을 꾸준히 쌓아 왔으니 한국 SF 최고의 거장으로 듀나를 꼽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듀나의 단편 소설 중에서는 어떤 소설을 꼽아 보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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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상작가
(일러스트레이터 : 박재령) <2부> 하연과 엮인 일이 다 그렇듯이 나와 하연은 정확히 같은 날, 시간, 같은 비행기를 타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숙소도 같은 곳으로 예약되어 있었다. 혼자 가려고 했던 여행에 뜻하지 않은 동행자가 생겨버렸다. 순식간에 일주일이 지나고 우리는 제주도로 향했다. 공항까지는 동생이 차로 바래다주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느꼈지만, 하연과 동생은 나보다 친해 보였다. 나와 동생은 평소 서로를 소, 닭 보듯이 쳐다봤는데 하연과 친한 모습을 보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졌다. 동생은 공항에 도착해서 트렁크에 있는 하연의 캐리어를 직접 꺼내주기까지 했다. 그게 묘하게 재수가 없었다. 동생을 보낸 우리는 공항으로 들어가 탑승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탔다. 사실 예매한 비행기 표의 일련번호까지 똑같아서 어떤 문제가 생길 거로 생각했다. 막상 비행사 창구로 가니 거기 직원들은 멍청한 표정을 짓더니 그냥 자리 하나를 더 내어줬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나와 하연이 동시에 같은 자
과학문화위원APCTP
APCTP 과학문화위원이 추천하는 신간 <2024년 4월 과학책방 갈다가 주목하는 신간>
윤복원조지아 공대 전산재료과학센터
온라인 ZOOM에서 2024년 3회 올해의 과학도서 저자강연이 개최되었습니다. [우주탐사의 물리학] 의 저자 조지아 공대 전산재료과학센터 윤복원 연구원님의 강연이 시작됬습니다. 과학관 강연 외 ZOOM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강연이 1강 더 남아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석하셔서 저자들의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도서 강연을 집에서 편하게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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