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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제광운대학교 화학과 교수
화학자들은 입버릇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물질이며 물질의 이해와 변화, 특징과 활용은 화학 반응으로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유별난 것은 아니고 자신의 학문을 사랑하는 과학자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수로 해석되기도, 힘과 운동으로 해석되기도, 또 적응과 진화가 이룩한 기적적인 복잡계로 묘사되기도 하니 말이다.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이라는 객체가 존재해야만 의미를 갖는다. 개인의 의미가 소실되는 죽음의 순간을 설명하는 것은 어떤 관점이 있을까? 특히 물질과 분자의 관점에서 죽음 혹은 이와 한없이 유사한 순간을 이해하는 것은 흥미로운 접근이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죽음 직전 자신의 일생을 한 편의 무성 영화와 같이 되새기는 현상을 '주마등'이라 표현하곤 한다. 단어 그대로 말이 달리는 모습의 등불(走馬燈)을 뜻하는 주마등은 바람에 의해 동작하는 이중 등불을 의미한다. 움직이는 그림인 영화의 가장 간단한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서구권에서도 환등(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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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주국립과천과학관
2022년 Crossroads 정기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선정한 주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에 관한 이야기였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발사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허블 우주망원경과의 비교, 그리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수행해야 할 임무와 목적지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2023년의 크로스로드 정기 기고 요청을 다시 한번 받아 처음으로 선택한 주제도 역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위대한 1년간의 여정이다. 2022년 7월 12일 처음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4개의 이미지와 1개의 관측자료가 공개되면서, 대중은 물론, 관련 연구자들도 기대 이상의 섬세하고 세밀한 이미지에 놀라움과 동시에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6개월간의 길고 위험했던 관측 준비 과정과 이후 관측을 통해 보여준 제임스 웹의 위대한 여정,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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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욱경북대학교 생물교육과
이제는 고인이 된 아이폰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항상 기술(technology)과 인문 교양(liberal arts)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는 말을 통해 인문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이 새로운 과학기술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역설한 바 있다. 사회의 전 분야에서 요즘 ‘융합(convergence)’이 화두다. '학제 간 또는 간 학문적(interdisciplinary)'이라는 용어도 쓰이지만, 결속력 면에서 ‘융합’에 견줄 수는 없어 보인다. ‘학제간 또는 간학문적’이라는 용어가 두 객체 사이의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면, ‘융합’이라는 말은 두 객체가 섞여 이전의 두 객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무엇을 창출하는 것이니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차원이 다르다. ‘융합’의 선두 주자들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사람과 사람을 과학기술로 이어주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모범(?) 사례들로 인해 급격히 ‘융합’의 중요성이 두드러진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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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문화평론가
SF의 세계와 일상이란 모습 일상은 반복적이고 소소한 삶에 주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무의미하거나 가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사회가 복잡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일상은 역설적으로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의 일상성을 이야기했던 르페브르(Henri Lefebvre)는 일상성이 가지는 생산 활동의 재생산과 재시작의 변화 모습들이 현대성을 만들어내는 요소라고도 했다. 그러기 때문에 일상성에 대한 담론들은 단순히 소소하고 무의미한 반복되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어내면서 현대사회에서 자리매김해 왔다. 또한 일상이 예술작품 등을 통해 형상화되는 과정에서 합리주의적 문화의 어떠한 단절을 맞닥뜨리게 함으로써 사회구조의 부조리한 환각을 극복할 수 있는 시도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소소하게 느껴지던 일상의 모습들이 더 이상 당연하게 되지 않는 지점들에 도달하면서 그동안 은폐되어 있었
박애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 박재령) <1부> 1. 헤페토의 어머니는 그가 세 살 때, 아버지는 열일곱 살 때 죽었다. 지난 10년 간 헤페토는 작업장 겸 집에서 홀로 먹고 자고 일했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죠. 평생 누구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어요.” 여인은 다정하게 그를 위로했다. 헤페토는 그녀를 한 번 더 만났고,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섬세한 사람인지 더 자세히 들려주었다. 그 뒤 그녀는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 깊은 밤, 헤페토의 작업실은 적막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헤페토는 작업대 의자에서 두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낮에 들은 린다에 대한 이야기가 타르처럼 진득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린다가 아들을 스튜어트 기숙학교에 보냈다고 했다. 사람들은 돈을 벌 나이의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며, 그녀가 헛바람이 들었다고 쑥덕거렸다. 린다는 그에게 다섯 번을 연락한 유일한 여자였다. 자동인형 백화점에서 일하는 그녀는 그에게 출하 전 불량으로 판정되어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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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위원APCTP
APCTP 과학문화위원이 추천하는 신간 <2022년 12월 과학책방 갈다가 주목하는 신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APCTP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저자 강연** APCTP 에서는 매년 올해의 과학도서 10권을 선정하고 있는데요. 해당 도서들의 저자 강연도 진행합니다. 2022년 진행된 여덟번째 저자 강연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어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KASI) 책임연구원 황정아 박사님의 강연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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