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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주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2019년 4월 10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천체의 이미지 하나가 공개되었다. 국내 천문학자들이 포함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처녀자리 은하단에 위치하고 있는 거대한 타원은하인 ‘M87’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하였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없었던 바로 블랙홀, 정확하게는 ‘블랙홀의 그림자’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인류가 처음으로 블랙홀이라는 미지의 존재와 마주한 순간, 전 세계는 그 경이로움과 촬영을 가능케 한 기술에 찬사를 보냈다. 그렇게 외부 은하 M87 중심의 블랙홀(이하 M87*)이 공개되고 거의 만 3년이 조금 넘은 지난 5월 12일, 마침내 우리 은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던 거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이하 Sgr A*)의 이미지가 공개되었다. 3년 전, M87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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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주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통계물리학은 수많은 입자들로 구성된 집단의 거시적인 성질이 각 입자의 미시적 성질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규명하는 물리학 분야다. 모든 구성 입자의 운동 경로를 계산하여 그로부터 전체 집단의 거시적 성질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통계물리학은 우선 우주를 우리의 관심 대상인 계와 그 나머지인 주변으로 나누고, 주변 환경에 따른 계의 상태를 확률론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계와 주변이 균일한 온도 및 압력에서 평형 상태에 있다면(즉, 주어진 계가 ‘평형계’라면),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계의 상태는 우주의 엔트로피를 최대화하는 확률 분포를 따르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19세기 말엽 볼츠만과 기브스는 평형계의 거시적 성질을 기술하는 이론 체계인 통계역학을 정립했다. 이를 다양한 평형계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지금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적어도 평형계를 기술하는 표준적인 이론 체계는 이미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계와 주변이 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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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과학문화민간협의회 회장
지난 십여 년 사이에 ‘과학문화’라는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과학문화 활동의 범위와 주체가 다양해졌다. 과학문화 활동은 전통적으로 ‘과학의 대중화’라는 다소 계몽주의적인 기치를 내걸고 주로 정부나 연구 현장에 있는 몇몇 과학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어왔다. 과학이 일반인들의 교양으로 자리 잡아야 진정한 ‘과학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과학 대중화의 주체적인 행위자를 일반인으로 설정한 ‘대중의 과학화’라는 말이 유행했다. 일반인들의 참여가 과학문화 활동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중의 과학 참여’나 ‘시민 과학’ 같은 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과학 대중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과학을 문화로 누리는 ‘과학문화’라는 인식도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이 단계적으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는 동시대에 존재하는 여러 다른 레이어의 과학문화 활동으로 정착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시대적인 분위기와 더불어서 과학문화 활동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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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문화평론가
SF가 이야기하는 이야기의 주체들 우리가 접하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 만들고, 인간들이 소비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야기에서 인간은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다. 하지만 근대 이후로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과 그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부조리들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현대에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사고실험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야기 또한 예외가 아니었는데, 그중에서도 SF는 이러한 시도에 언제나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었다. 이 지구에서 더 이상 인간만이 의미있는 존재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지구상의 모든 개체들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벽을 허물고 새롭게 정의되는 존재에 대한 새로운 정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SF 텍스트가 기존의 차가운 금속재질의 비생물 느낌으로 대표되고, 기술만능주의와 비인간적인 것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던 것에서 최근 ‘인간 냄새나는’ 혹은 ‘휴머니즘적인’이라는 언표로 설명되곤 하는 이유를 새롭게 이해해 볼 수
전삼혜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박재령) 사랑이에게. 잘 지내고 있지? 헤어진 지 몇 시간도 안 되어서 이런 말을 하자니 이상하네. 그래도 괜찮아질 거라고 들었어, 지금은 많이 혼란스럽겠지만, 곧 괜찮아질 거래. 원래 편지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던가? 나도 간단한 이메일 외에 편지를 써 보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서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넌 괜찮을 거래. 보안관이 그렇게 말했으니 사실이겠지. 엄마는 임시격리소에 있어. 임시격리소에는 원래 연필 같은 뾰족한 건 반입이 안 된대. 엄마가 온 우주에도 비슷한 규칙이 있어. 거긴 이런 임시격리소 같은 게 있지는 않아. 하지만 불안정한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곳에는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점은 같네. 엄마라고 하니까 이상하지? 그러네. 이상할 수도 있겠다. 나에게 몇 시간 전까지 너는 사랑스러운 딸이었지만 너에게는 내가 엄마가 아니지. 아니, 모든 걸 알고 기억해 버리면 악당으로 보였을 수도 있구나. 너네 엄마를 때리고, 핸드폰을 뺏고, 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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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위원APCTP
APCTP 과학문화위원이 추천하는 신간 ○ 선량한 이웃들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저 | 류동수 옮 | 애플북스 유독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집어들게 되는 책들이 있다. 책장을 서성이다 ‘그래, 이 책이 있었지’하며 꺼내 읽게 되는 책들 말이다. 나에게 그런 책은 주로 식물과 정원, 새에 관한 책인데. <선량한 이웃들>도 그런 책에 속하겠다.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저자가 정원을 가꾸며 만나게 되는 곤충과 새, 동물들을 80여 편의 짧은 글로 소개한다. 독일과 유럽의 곤충 이름이 낯선 경우도 있지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도 있어 이에 대한 짧은 상식들을 늘릴 수 있다. 비슷한 책으로 프랑스의 정원 가꾸는 소소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시몽 위로의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를 추천한다. 정원 이야기는 아니나 도시의 새에 대한 이야기라면 티모시 비틀리의 <도시를 바꾸는 새>를 읽어 볼만하다. 진정 우리나라 동식물에 대한 이야기라면 <도시생태운동가 최성용의 시티 그리너리>가 더 좋겠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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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roads
APCTP 2011 올해의 과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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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TP 2012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10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09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08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07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06 올해의 과학도서
APCTP 2005 올해의 과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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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2022 한국물리학회 봄 학술대회 특별세션 '빛의 핵심' 저자를 만나다. 고재현 한림대학교 나노융합스쿨 교수님과 3분의 APCTP 과학문화위원과 함께하는 특별 세션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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