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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순
콰당-! 그 문이 닫히던 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울린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내뱉어버리고 만 말에 눈시울이 금방 붉어지던 마지막 모습도...... “ < 고래의 꿈 > - 고래다!!! “...으윽” - 제군들!! 일어나라, 일어나! 마침내 일할 때란 말이다! 빨리 빨리 움직여라...! 이 게을러터진 굼벵이들아! 우리는 하루 24시간 365일 빛의 속도로는 계산할 수 없는 매일 매일 놈을 기다리지만 놈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겠지? 일어나!! 그 주둥아리로 처 들어갈 음식 값을 해야 할 것 아니야! 스피커에서 꽥꽥거리며 울려나오는 선장의 요란스러운 목소리에 곤한 잠에 빠져 있던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잠자리에서 깨어났다. 아, 진짜 선장의 꽥꽥거리는 목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는 거 정말 싫다. 표정을 구기면서 시계를 보니 잠든 지 2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제기랄
백홍열
...“우주는 아직 전 세계 경제의 마이너리티이다. 하지만 우주가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소금과 후추가 빠진 음식처럼 싱겁고 맛이 없을 것이다. 우주는 공상도 아니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탐색 대상도 아니다. 우주는 미래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것이다.” - A. Azcarraga 기술개발에 대한 인식의 변화 우주를 미래로 가는 유일한 통로로 본다는 견해는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우주개발의 역사와 함께 우주개발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해 가고 있으며, 오늘날의 화두는 단연 ‘우주개발과 산업과의 연결’이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급격히 실용화 되었다. 고대와 중세시대에는 기술개발과 과학적 탐구를 지식 그 자체로 인식하였다면, 산업혁명 시대에는 양자를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 사용할 도구로 인식하게 되었다. 산업혁명의 시기인 18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박석재
“천문연구원 원장님, 올해는 김장을 언제 담그나요?” 필자에게 이런 식으로 인사를 걸어오는 분들이 가끔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천문학이 대기과학(기상학)인 줄 아는데 그래도 그건 나은 편이다. “천문연구원 원장이면 용한 분이신가요?” 묻는 사람은 우리 천문연이 점치는 곳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시절 필자는 집이 어려워 중고생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물어물어 찾아가면 단지 천문학을 전공한다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쓰린 추억들이 천문학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만 한다는 생각을 필자 머릿속에 더욱 깊이 새겨놓았다. 밤에 산꼭대기에서 별에 미쳐 망원경이나 들여다보는 천문학자 - 이런 고정관념은 너무도 치명적이다. 천문학자가 별만 보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국제 GPS(Global Positionaing System, 위치측정시스템) 기준점이 있는 곳,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감시하는 곳, 우리나라 과학위성에 탑재되는 관측위성을 만드는 곳, 전문
정재승
저명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우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유일한 사실은 우주가 우리에게 이해 가능한 존재라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00년 동안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차곡차곡 쌓여갔고, 지난 100년 동안 천문학과 우주산업의 역사는 그 동안 우리가 우주에 대해 이론적으로 알게 된 사실을 실제로 증명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기 위한 ‘노력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크로스로드에서는 우리나라 천문학과 우주산업의 수장이신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원장과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께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긴 질문을 드렸고 그에 대한 반가운 답을 싣게 됐다. 아마도 우주산업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그 동안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던 우리에게는 앞으로 펼쳐질 무한우주경재 시대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두분의 탁견을 통해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비전을 독자들도 즐겨보시
서민
1. 20년 전, 대한민국 “지원자에게 감염을 시킨 후 28일째까지 경과를 관찰했다.” 기생충학 저널을 뒤적이다 흥미로운 논문을 발견했다. 장에 감염되는 디스토마의 한 종류인 호르텐스극구흡충을 지원자에게 먹여 증상과 경과를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것이다. 쥐는 “가슴이 아프다” 같은 말을 할 수가 없는 탓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는 기생충의 증상을 알기 위해 인체 실험의 유혹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논문에 의하면 그 디스토마의 감염원인 미꾸라지를 잡아 유충을 고른 뒤 지원자 두 명에게 먹였단다. 42세 남자는 27마리를, 그보다 젊은 34세 남자는 달랑 일곱 마리만 먹었는데, 당연하게도 증상은 많이 먹은 사람에게서 심했다. 감염 일주일 후부터 배가 아프더니 나중에는 위궤양 비슷하게 명치 쪽이 아팠고, 나중에는 설사에 불면증까지 생겼다고 했다. 28일째 약을 먹여 치료하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지 상상이 간다. 일곱 마리를 먹은 다른 한명은 가
정진홍
1. 학교에 계셨던 분들은 다 짐작하시겠습니다만 이른바 복학생을 보면 측은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정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아무튼 동기들과 학교생활을 함께하지 못하고 몇 학기나 몇 년 학교를 떠나 있다가 뒤늦게 되돌아와 보면 ‘어린 후배’들뿐 친구가 없습니다. 저리게 외로움을 타는 것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한 해 차이에 언어가 다릅니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생각 틀이 다르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고, 다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의미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지내되 어울리지 못합니다. 선배연하며 목을 세워보기도 하지만 그런 자기네 태도가 먹히는 것은 낯선 ‘이방인’에 대한 ‘본토인’들의 호기심이 지속하는 극히 짧은 기간뿐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고 키를 낮추고 후배들 틈에 끼어들어 ‘나도 너와 키가 같아!’ 하면서 아장걸음을 걸을 수도 없습니다. 온전히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로 ‘늙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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