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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원
3. 안토니오 델 카레토 "교수님, 손님이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신데요." 연구실로 들어서자마자 조교 바이올 양이 쪽지를 내민다. "누구?" 나는 받을 생각도 않고 질문부터 던졌다. 오늘이야말로 어지간하면 집에 일찍 들어가서 아내와 아이들의 점수를 딸 생각이다. "무슨...후버씨라고 하던데요." 나도 모르는 사이 마치 거머리를 손에 쥐는 모양으로 그 쪽지를 건네받았다. '대학 구내 커피숍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후버.' 이마 허드서커와 주고 받았던 지적 논쟁 탓에 상쾌해졌던 기분이 순식간에 곤두박질치는 느낌이었다. *** "당신이란 사람, 정말 예의도 없군." 나는 후버의 면상을 갈겨주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커피 잔을 거머쥐었다. 내 잔과 잔받침이 거칠게 부딪치며 달그락거렸지만, 후버는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지난번 만났을 때
이혜숙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한국 재창조(Recreation of Korea)’라는 제목으로 나온 맥킨지(McKinsey) 보고서에서 한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여성의 고급 두뇌 활용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한 이래, 한국에서는 ‘여성과 과학’이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WISE 센터지원, 전국여성과학기술지원센터 설립, 여성과학자들을 위한 연구비 지원 등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지식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우수인적자원 활용이 더욱 강조되면서,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인적자원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고학력 인력의 저 활용은 중요한 인적 자원의 낭비로 지적되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개선 방안이 다각도로 제시되고 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각국의 여학생 과학교육 및 여성과학자 지원정책을 소개하고 우리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검토한다.한국의 과학기술과 여성여학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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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아
부제 -딱딱한 과학 (hard science)인 물리학 분야 여성의 주류화(main streaming)를 위하여 우리 사회에서 최근까지 여성과 과학이라는 주제는 같이 생각하기 힘든 동떨어진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즉 과학 하는 여성은 예외적인 존재이었고, 여성은 선천적으로 과학과 같이 논리적이고, 어려운 학문을 하기 힘든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주변에 역할 모델이 희소한 상태에서 이러한 선입견 내지 고정관념을 반박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바로 얼마 전, 학계에서 폭풍을 일으켰던 하버드 대학 서머스 (Summers) 전 총장의 여성과 과학에 대한 발언은[1] 필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여성과 과학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서머스 전 총장은 과학 및 공학분야의 여성이 남성보다 하버드 대학과 같이 고등교육기관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던 바, 자녀를 가진 여성은 과학계에서 성공한 다른 남성학자처럼 많은 시간 (일주일에 80시간
김상욱
18대 1. 이건 취업경쟁률도 아니고 대학입학 경쟁률도 아니다. 이 숫자가 필자가 대학에 들어가던 1989년 카이스트에 입학한 남학생대 여학생의 비율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 결국 소수의 남자만이 캠퍼스커플이 될 수 있었으니 당시 카이스트는 여학생들에게 천국이 아니었을까 싶다. 얼마 전 가본 카이스트의풍경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제 어딜 가나 여학생들을 볼 수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과학을 잘한다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말해봐야 입만 아픈 일이다. 필자가 아는 뛰어난 여성물리학자들만 헤아려 봐도 충분하고도 남으리라. 차라리 남자가 여자보다 가위바위보를 잘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여성과학자들이 느끼는 사회의 장벽은 낮지 않은 것 같다. 이번호 크로스로드에서는 여성과 과학이라는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대학은 이미 여학생들로 점령되어 가고 있으니 머지않아 이공계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이 수적으로 대등해질 시기가 도래할 것은 자명하다. 이 시기를
김용석
1. 철학자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가설이 있다. 만일 다른 별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 지적생명체가 있다면 그는 인류의 역사를 몰라도 아마 철학이 지중해 지역에서 발달했으리라고 추측할 것이다. 왜 그럴까? 인류 역사의 위대한 문명들, 예를 들면,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중국 문명, 인도 문명 등이 커다란 강 주위에서 탄생해서 발전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인간 정신이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가 하나 더 필요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다’였다. 바다에서의 생활을 위해서는 모험 정신과 함께 무엇보다도 천문학적 지식이 필요했다. 다시 말해, 땅위의 제한된 지역에서 발달한 문명과는 달리 사고의 전환이 필요했고 특별한 수단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단계적으로 시험해볼 수 있는 조건이 필요했다. 고대 사람들에게 대서양이나 태평양 같은 대양을 항해하는 일에 곧바로 나선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모험이 아니라 무모함
한병희
수학적으로는 둘레가 일정 할 경우 넓이가 최대인 도형은 원이다. 곡선이 직선이고 직선이 곡선이라면 이율 배반적이지만 따지고 보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직선이 서로 연결되어 곡선을 이루고 둥근 지구에 직선을 그은 들 표면이 둥근 곡선인 바닥에 반듯하게 그은 선이 직선일수가 없는 것이다. 하나의 원은 가장 완벽한 형태이지만 여러 개를 쌓아 놓으면 빈틈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자연을 원과 선으로 이해하고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점의 연속은 선이 되고 선의 끝과 시작 즉 끝이 만나면 원이 된다. 또한 선의 끝과 다른 선의 끝을 연결하여서도 원이 된다. 원 선상에 한 점을 찍고 그 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점은 원이요 선의 출발점이며 끝나는 종점이기도 하다. 생장점인 동시에 멈추는 점이요 태어남과 사라짐의 끝없는 연속이 연결된 각이 없는 선의 연결이 원인 것이다. 생태계의 순환고리 역시 이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지구만 해도 생태계가 먹고 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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