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Review 김영하의 <작별인사>: 철이의 여행 이야기

아련한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로 시작했던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을 지금도 기억한다. 늦잠 자고 일어나 졸린 눈으로 TV 앞에 앉아,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으로 시작하는 만화 주제가를 듣다 보면, 오늘은 또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가슴이 뛰곤 했다. 캄캄한 우주 공간의 아름다운 별빛처럼, 커튼 틈으로 들어온 일요일 아침 햇살로 안방의 티끌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 만화의 인기가 너무나 대단해서, 일요일 아침 어린이 미사

Cross Street 양자컴퓨터는 비트코인을 깰 수 있을까?

구글이 2024년 12월 초 양자컴퓨터인 윌로우칩을 공개하면서 정말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을 깰 수 있을 것인지 사람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의 암호화는 ECDSA (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라는 타원곡선 기반의 암호 (Elliptic Curve Cryptography, ECC) 체계로 구성된다. 타원곡선은 실수 x와 y가 만들어내는 y2 = x3 + ax + b 같은 함수

APCTP Plaza 호기심 한 잔의 과학

서른 너머 과학 나는 어릴 때 특히 수학과 과학을 싫어했다. 내 나이 서른에 약 1년간 G20 국가들 위주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주제로 세계일주를 했다. 세계일주 당시 유럽을 여행하며 처음으로 유럽의 커피하우스와 살롱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커피하우스가 단순한 커피를 마시는 시공간이 아니라, 당시에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이는 사교의 공간이자 사회/문화적인 담론과 토론을 나누는 시간이였다는 역사적 사실에 무척 매료되었다.

Cross Street 신경계의 기원-해면동물의 반전

지난 연재([뉴런의 탄생(4)])에서 우리는 ‘프로토뉴런(protoneuron)’ 개념을 통해, 신경계가 무(無)에서 갑자기 등장한 혁신이 아니라 고대 생물에 이미 존재하던 요소들이 재배치(co-option)되어 점차 고도화되었다는 ‘연속적’ 진화 관점을 살펴보았다. 전문화된 뉴런으로 구성된 신경계가 한 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미 단세포 단계부터 존재했던 감각·운동·분비 기작이 여러 단계의 중간 과정을 거쳐 차차 정교해졌다는 관점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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