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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배한양대학교 물리학과
초고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하는 국제공동연구인 Telescope Array(TA)가 지상 검출기 배열을 통해 검출된 우주선 중에서는 가장 높은 244 EeV의 에너지를 가진 우주선이 검출됐음을 발표했습니다 [1, 2]. 이 글에서는 이번 검출이 갖는 의미와 이와 관련된 초고에너지 우주선 연구의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주선(cosmic rays)은 우주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큰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말하며 성분은 주로 양성자와 원자핵입니다. 양성자의 질량에너지에 해당하는 109 eV 근처의 낮은 에너지 대의 우주선은 대부분 태양이 내뿜는 태양풍에서 기원한 입자이고, 1015 eV까지의 높은 에너지 대의 우주선은 우리은하 내의 초신성 폭발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로 추정됩니다.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에너지가 1018 eV (1 EeV) 이상인 우주선을 말하며, 우리은하 밖에서 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에너지인가 하면 현재 가장 강력한 입자가속기인 거대강입자가속기(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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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독일의 겨울은 연구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늘은 거의 항상 회색 구름으로 덮여있고, 구름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태양도 저녁 네 시 정도면 진다. 우중충한 날씨에는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기에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덜 아쉽다. 필자와 같이 고체를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시료에 전기를 흘리는 측정이다. 측정 결과는 저항 그래프 하나지만, 이 결과를 보고 있는 물리학자의 머릿속에는 이미 수많은 전자와 다양한 상호작용이 한바탕 무도회를 벌이고 있다. 특히 바깥이 지루할수록 이런 흥미로운 전자들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때에도 연구실 밖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슈퍼마켓에 아내와 장을 보러 가는 것이다. 독일의 슈퍼마켓은 대부분 대형 체인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규모가 크고 판매하는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다. 슈퍼마켓의 유일한 문제는 블랙홀처럼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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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서애, 윤승민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작가
처음엔 단순히 소백산 천문대에서 별을 실컷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승리호’ 이후, 아직 공개는 못했지만 준비중인 여러 작품들을 쉼없이 창작하느라 필자들은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였다. 우리가 가게 될 소백산은 분명 추울 거란 생각에 옷을 겹겹이 껴입고 대중교통에 몸을 실었는데, 서울은 아직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 않아 실내에선 땀을 뻘뻘 흘리며 출발지인 판교로 향하고 있었다. ‘어떡하지?.. 이제라도 양해를 구하고 작업실로 돌아가야하나?..’ 마음속의 갈등이 커져갔다. 창작자들의 이런 마음을 아셨는지 부족한 예산에도 정성껏 워크숍을 진행해주신 아태이론물리센터(APCTP)에서는 소백산으로 이동할 차량까지 지원해주셨다. 필자들이 바이오 관련 영화를 준비하면서 참고 자료로 구입했던 생물학 과학도서들의 저자이신, 필명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님이 APCTP 과학문화위원으로서 감사하게도 직접 카풀을 해주셨고, 덕분에 한양대 교수이신 손승우 APCTP 과학문화위원장님, 박상준 서울SF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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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용문화평론가
SF가 비인간을 상상해 온 모습들 SF는 근대 이후 비인간 캐릭터(non-human Character)들의 실질적인 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현재는 너무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로봇(robot)이라는 용어도 1920년 카렐 차페크(Karel Čapek)의 희곡에서 처음 조어되었고, 외계인(Alien)도 설정과 특징들을 구체화한 것도 SF라는 장르 내에서였다. 현대의 판타지 장르가 신화시대부터 이어져 온 엘프와 드워프 등의 비인간 종족들을 캐릭터로 관습화했다면, SF 장르는 지구 바깥의 존재들이나 인간이 만들어 낸 피조물로서의 비인간 개체들을 서사의 주역으로 관습화했다. 그러기 때문에 SF에서 비인간을 구현한다는 것은 특이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SF 다운’ 장르적 형태를 만들어내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SF에서 비인간은 역사적인 맥락과 궤도들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동시대적인 의미들을 세분화하기도 한다. SF에서 다루는 주제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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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혜작가
(일러스트레이터 : 박재령) <1부> '디쉬오랜안'은 그리 인기 있는 식당은 아니었다. 수입은 언제나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었고, 마이클은 여가 시간 없이 하루 종일 식당 안에서 주방과 홀을 번갈아 지켜야만 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을 만들자고 직원을 한 명 고용하기엔 급여를 제대로 지불해줄 자신도 없었을 뿐더러, 자신이 사장인데도 일감을 빼앗긴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이 도시에 사는 이상 쉬어봤자 뿌옇게 하얀 하늘을 멀거니 바라보며 멍 때리거나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달리 할 만한 게 없었다. 오히려 일하지 않는 시간, 그러니까 식당 밖에서의 시간은 무서울 정도로 느리게 흘러갔고, 어떻게 시간을 때울 것인지가 되려 무거운 압박이 되었다. 글자가 반쯤 빛나지 않는 간판 네온사인과 하얀 칠이 벗겨진 벽면, 매번 잡아도 다시 피어나는 거뭇한 곰팡이가 개미지옥처럼 마이클을 계속 내부로 끌어당겼다. 마이클은 디쉬오랜안의 신메뉴를 개발하거나 입소문을 내려고 노력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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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위원APCTP
APCTP 과학문화위원이 추천하는 신간 <2023년 11월 과학책방 갈다가 주목하는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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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CTPAPCTP
APCTP 주최한 11월 9일(목) 오후 7시, 저자 강연 10회가 시작하였습니다. <코드브레이커> 도서로 전문가 배상수(서울대학교) 교수님이 강연해주셨고 사회자로 이은희(과학커뮤니케이터) 위원님께서 참석해주셨습니다. 강연 사진을 클릭하면 강연 영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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