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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한양대학교 교수
매운 맛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세기에 있었던 공업용 우지 파동으로 경쟁사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었던 라면 회사 S는 매운맛이 특화 되어있는 비빔라면을 통해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았고 이에 자극받은 다른 라면 회사에서도 매운 맛 라면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어찌 라면 뿐 일까? 강력 범죄를 수식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던 단어였던 ‘엽기’는 PC통신 시절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온라인 연재 소설 원작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그 단어의 의미가 엉뚱한 방향으로 확장되더니 지금은 엄청나게 매운 떡볶이의 상표로 쓰이고 있다. 엽기적으로 매운 떡볶이, 매운 갈비찜, 매운 족발, 불닭발, 불짬뽕, 마라탕 등등 매운 음식이 유행하고 있는 지금, 매운맛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사건이 과학계에서도 일어났다. 매운 맛에 관한 연구에 노벨 생리 의학상이 수여된 것이다. 우선 매운 맛을 과연 맛이라고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학창 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혀의 각 부분이 감지할 수 있는 네가지 맛
김희태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 칠레. 뜨거운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그나마 선선해지는 시간에 맞춰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잔뜩 분위기를 잡고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별안간 집안이 조용해진다. 분위기를 한껏 흥겹게 해주던 음악 소리가 사라지고, 담장 너머 들려오던 이웃집의 시끌한 파티 음악도 일순간 음소거를 한 것처럼 사라졌다. “정전이다!” 전기가 끊기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채로운 일상이 순식간에 공백으로 비워지는 느낌이다. 흥겨운 크리스마스 파티도 전기의 허락이 필요하다. 먹고, 마시고, 이동하고, 우리가 하는 활동의 대부분이 전기로 지탱된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산소가 생명의 필수 요소라면 전기는 문명의 필요조건이다. 식탁에 장식으로 올려놨던 촛불 덕분에 다행히 식사를 마쳤다. 그러나 동네 정전을 넘어 도시 규모의 정전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촛불 몇 개로 수습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일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난다. 도시 규모, 국가 규모의 대정전은 실제로 지금도 지구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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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양자역학에 대한 호기심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중첩이란 말을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적어도 슈레딩거 고양이란 말은 여러 차례 들어봤을 법하다. 슈레딩거 고양이는 중첩 상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은유이고, 만약 양자역학적인 고양이가 실재한다면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의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로 슈레딩거의 1935년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고양이가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봤을 때 그 고양이가 산 채로 발견될 수도 있고, 죽은 채 발견될 수도 있지만 막상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생사를 미리 알 수 없다는 식의 줄거리로 과학적 지식을 다루는 각종 매체에서 회자된다. 과학적인 담론, 그 중에서도 양자역학의 정곡을 찌르는 담론이 이렇게 회자되고 소비된다는 게 물론 긍정적이고 유쾌한 측면도 있지만 물리학자의 관점으로 보면 양자역학의 핵심이 이런 대중적 밈을 통해 비전문가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마침 어떤 방송에서 양자역학의 중첩에 대한 강연을 할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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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현국립중앙과학관
지난 7월 20일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지구와 우주의 경계가 되는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 우주관광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돈을 내고 죽음이나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지상으로부터 100km나 떨어진 지구 밖 우주에 가려고 할까? 그건 아마도 자신이 꿈꾸고 상상했던 우주를 실제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인간 본연의 호기심이 아닐까? 이런 비슷한 사례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찾는 많은 방문객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봐온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의 캐릭터를 만나고 특정 장면 등을 실제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 하는 방문객들의 호기심과 결이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우주관광의 비용이 많이 낮아진다면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많은 방문객들도 우주관광에 나서지 않
복도훈작가
“대홍수여, 나 죽은 뒤에나 오라!”김기창 소설집,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민음사, 2021)“대홍수여, 나 죽은 뒤에나 오라!” 마르크스는 『자본론』(1867)에서 숱한 노동자들의 과다노동과 질병, 그에 따른 조기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윤축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본(가)의 태도를 이렇게 꼬집었다. 뒷일은 될대로 되라지. 자본 가라사대, 인간과 자연 사이에 이루어지는 물질대사의 상호작용을 파괴하든 말든, 대홍수 같은 에콜로지의 위기가 발생하든 말든, 나아가 지구가 멸망하든 말든 자본축적을 위해서라면 나는 지구의 마지막 숨통까지 쥐어짜고야 말테다. 정말로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일보다 더 쉬울 지경이다. 그런데 그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우리가 겪고 있는 에콜로지 위기의 숱한 증상을 염두에 둔다면, 자본(가)에 대한 마르크스의 풍자가 어쩌 자본(가)에게만 해당될까. 그것은 대홍수와 같은 기후변화의 재앙은 나
구병모작가
(일러스트레이션: 박재령) <1부>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 사람을 앞질러, 요단 강 나루를 차지하였다. 도망치는 에브라임 사람이 강을 건너가게 해 달라고 하면, 길르앗 사람들은 그에게 에브라임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가 에브라임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그에게 쉬볼렛이라는 말을 발음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가 그 말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시볼렛이라고 발음하면, 길르앗 사람들이 그를 붙들어, 요단 강 나루터에서 죽였다. 이렇게 하여, 그때에 죽은 에브라임 사람의 수는 사만 이천이나 되었다.(사사기 12:5~6) 47,500미트라의 통행료를 내지 않기 위해 용을 쓰는 자, 어떻게든 깎아보겠다고 그동안 긁어모은 타인 또는 회사 명의의 할인 쿠폰을 우수수 쏟아 들이미는 자, 적재된 짐의 수량이나 무게를 속이는 자, 위조된 프리패스로 비벼보려다 발각되어 실랑이를 벌이는 자 등을 생각하면 다리를 건너는 데 앞으로 한 시간은 걸릴 터였으므로 얼트루이는 시동도 끄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국
과학문화위원APCTP
APCTP 과학문화위원이 추천하는 신간 ○ 마법에서 과학으로: 자석과 스핀트로닉스 김갑진 저 | 이음 “글을 읽을수록 저자에게 호감이 간다. 카오스 강연에서도 ‘듣는 사람이 편안함이 느끼도록 말씀 잘 하신다’ 생각했는데 글에서도 그렇다. 어떤 부분에서는 패러데이의 <촛불의 과학>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이야기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저자는 대중의 이해를 위해서 과학적 설명에서 타협하지 않는다. 전자기학의 벡터 연산자들을 만날 각오를 하시라. 하지만 설명이 어렵지는 않다. 독자들에게 편안하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 (다만 수식 폰트는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출판사에서 수식 편집에 어려움이 있었나보다.) 자성에 대해서, 스핀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면 읽어 보시길 추천한다.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석 #스핀 #스핀트로닉스 #KAOS강연 손승우(APCTP 과학문화활동부 위원장, 한양대학교 ERICA 응용물리학과) ○ 따뜻한 인간의 탄생(체온의 진화사) 한스 이저맨 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교양과학 레벨업 프로젝트** ▶ [APCTP 공통과학] 7회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이명현 박사를 만나다! ♥APCTP 올해의 과학도서 저자 및 해당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쉽고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3월 18일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압듈라 (작가) • 4월 8일 '모든이의 과학사 강의' 정인경 (과학저술가) • 5월 13일 '남극점에서 본 우주' 강재환 김준한 (천문학자) • 6월 10일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김희봉 (과학서 전문번역가) • 7월 8일 '과학의 품격' 강양구 (지식큐레이터) • 9월 9일 '2050 거주불능 지구' 예상욱 (한양대학교 교수) • 10월 14일 '코스코스 가능한 세계들' 이명현 (천문학자) 위 강연일 저녁 7시 30분 ➡네이버TV 아태채널 https://tv.naver.com/apctpofficial ➡유튜브 아태채널 www.youtube.com/apc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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