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FI 상명 그리고 하복

(일러스트레이터: 박재령) 1 아버지가 자신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산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 잘난 불륜을 멋지게 포장하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엄마 아닌 다른 여성과 나란히 서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걸 몇 번 목격했다. 내가 본 횟수만 꼽아봐도 아버지는 실제로 서너 명 정도의 여성과 내밀한 관계였다. 아버지는 외모도 매력이 없을뿐더러 옷차림도 성격도 너저분한 편이었는데 내연 관계인 여성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SF Review 기술 발달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기술은 우리를 어떻게 존재하게 하는가? 2017년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인 세르지오 카나벨로(Sergio Canavero)는 사지마비 등의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환자의 머리를 뇌사 상태인 사람에게 이식하는 기술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에 대해 ‘머리 이식(head transplantation)’이라고 명명했는데, 그로부터 10년도 지나지 않은 2024년에 미국의 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브레인브릿지(BrainBridge)’가 해당 기술을

Cross Street 현대 우주론의 탄생 -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시대를 선택하여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천문학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때로 기억되는 20세기 초반을 살아보고 싶다. 장막이 걷히며 우주에 대한 시야가 급격히 확장되던 순간이자, 우주를 이해하던 기존의 관념들이 무너지던 순간을. 패러다임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 19세기 후반부터 살아보는 것이 좋겠다. 은하수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변하지 않는 우주를 믿었던 시절부터. 한 세기 앞선 18세기 후반, 철학자 칸트는 인간의 인식 구조와 우주

APCTP Plaza 우리 모두의 물리학회를 향한 첫걸음

한국물리학회장. 이 무거운 무게를 감당할 엄두도 내지 않았다. 또한 하고싶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의 사회적 경륜이 쌓이게 되면 서서히 그 시대 그 공간에서의 역할이 주어지는 듯하다. 나 역시 그랬다. 어느 정도의 주변의 압박을 받았으나, ‘나보다도 더 훌륭한 물리학회 회원이 나설텐데 굳이 내가 나설 필요까지 있을까?’ 하지만 두번째로 내게 기회가 주어졌을 땐, 정말 뭔가를 바꾸고자 한다면 나서야 한다는 것을

Recent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