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FI 가장 훌륭한 똥 (The Holy Shit) 2

* 물론 내가 끌려가기만 했다는 뜻은 아니야. 나는 너를 믿었고, 믿음은 곧 사실이 되었으니까. 어느 밤, 우리는 프레임을 타고 성운을 가로질러 우주의 끝에 닿았어. 미지의 세계는 무섭지만 익숙하고, 익숙하지만 놀랍고, 놀랍지만 시시한 공간이었지. 테라에서 사는 사람은 냄새를 맡기는커녕 똥을 볼 일조차 없지. 누기도 전에 훅, 진공흡입기가 가져가 버리니까. 타운에서 자란 나는 똥에 대해 잘 알지. 냄새와 촉감은물론이고 흘려보내지 못하고 오래두면

Cross Street 사냥꾼의 신경계(2)

해파리와 말미잘을 비롯한 자포동물의 신경계는 해면동물의 뉴로이드 세포나 판형동물의 펩타이드 분비세포와 같은 프로토뉴런을 넘어 우리 인간의 뉴런과 비슷한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통적으로 봤을 때도 자포동물은 인간을 포함한 좌우대칭동물과 가장 가까운 자매 분류군이다. 하지만 그런 자포동물 중에서도 특히 해파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오히려 해파리와 인간 사이보다 유연관계가 해파리와 더 먼 사이인 빗해파리(ctenophore, 유즐동물)는 신경계란

APCTP Plaza 지식인과 활동가들의 만남, 과학이 문화가 되려면

과학은 한 사람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하기 마련이지만, 결코 연구실 안에서만 곱게 자라는 나무가 아니다. 실험대 위에 놓인 시약과 현미경을 붙잡고 겨루는 조용한 씨름만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 새로운 생각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솔한 대화, 뜻밖의 만남, 그리고 즐거운 사교의 자리에서 자라나곤 한다. 과학이 특정 개인의 머릿속 번뜩임만으로 진보하지 않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집단적 토론과 교류

Cross Street 바다로 간 플라스틱의 역습

코끼리를 지키려고 발명된 플라스틱 우리가 무분별하게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 시키고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플라스틱이 개발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서양에서 당구의 인기가 증가하며, 당구공 수요가 늘었으나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던 시절이라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값도 비쌀뿐더러 코끼리 상아 채취를 위한 무분별한 사냥

SF Review 메타 휴먼을 향한 여정: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세계가 갖는 의미와 그 한계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1961-)는 모국인 프랑스나 영미권 문학계보다는 한국에서 훨씬 더 명성이 높은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1991년 첫 장편 ‘개미’로 문단에 데뷔하자마자, 그는 독서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데뷔 후 지금까지 19편의 장편, 2편의 단편의 생산성으로 주제의 스펙트럼도 넓혔다. 그가 작품 속에서 다룬 주제는 불사나 사후 세계, 항성 간 여행과 우주 탐험, 종족의 키메라화와 개량, 지능이 있는 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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